[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곽시양은 스릴러 영화 ‘목격자’에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았다. 새로운 모습을 원했던 그에게 연쇄 살인마 태호 역은 두렵고도 기대되는 도전이었다. 현실적인 살인마를 보여주고 싶던 곽시양은 증량과 부상을 마다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내던졌다.
#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
“그동안 순정남 연기를 많이 해서 대중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대로 된 악역을 해보고 싶었죠. 그러던 차에 ‘목격자’ 시나리오를 읽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분들께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았고요. 물론 너무 하고 싶었다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 대사 대신 전력 질주
“태호(곽시양)는 대사가 별로 없어요. 대사가 있었으면 표현할 때 고생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손동작이라든지 눈빛, 손의 떨림 같은 작은 것들을 중요시하면서 촬영했습니다. 달리거나 힘을 쓰는 장면도 많아요. 전력 질주하다 보니까 테이크도 많이 갔어요. 촬영 감독님이 정말 힘드셨을 거예요.(웃음) 촬영하기 전에는 뛰어갈 때 호흡을 넣으면 멋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목격자’는 현실적인 영화잖아요. 마음으로는 멋있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실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모습을 담아내야 했어요. 호흡 없이 전력 질주하는 모습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어미 새 같은 목격자, 이성민과의 호흡
“이성민 선배님과는 ‘로봇, 소리’에서 호흡을 맞춰봐서 조금은 마음이 편했습니다. 믿고 의지할 수 있겠다는 마음도 들었죠. 촬영할 때도 정말 많이 챙겨주시고 제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달려와서 괜찮냐고 물어봐 주세요. 한번은 액션 촬영 때 나뭇가지 몽우리를 세게 밟아서 절뚝거렸는데 매일 ‘오늘은 괜찮냐’고 신경 써주셨어요. 정말 어미 새가 신경 써주는 것 같았죠.(웃음)
살인마를 연기하다 보니 연기할 때 우울하거나 외로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성민 선배님이 저를 인형 뽑기처럼 잘 뽑아내 주셨어요. ‘정신 차려!’ 이렇게요.(웃음) 진짜 어미 새 같아요. 이야기도 많이 나눕니다. 선배님과 취미가 잘 맞아서 취미 이야기도 하고, 선배님이 작품 이야기도 많이 해주세요. 그럴 때마다 이성민 선배님처럼 후배를 잘 이끌어주고 도움 줄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두 사람의 노고가 담긴 결투 장면
“후반부 상훈(이성민)과 결투 장면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말만 해도 입에서 입김이 나올 때였어요. 비를 맞으면서 소리도 많이 질러야 했죠. 그래도 ‘액션’ 소리만 들으면 추운 걸 잘 모르겠더라고요. 대신 ‘컷’ 소리가 나자마자 이성민 선배님과 대피소로 뛰어갔어요. 서로 귀에 들어간 흙도 털어주고요. (웃음)
극 중 상훈이 태호의 팔을 물어뜯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이성민 선배님의 아이디어입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시고 ‘우리는 개싸움 같다’라고 하시는데, 어떤 강아지가 상대방을 물고 절대 안 놓는 영상이었어요. 그게 마치 상훈의 모습 같더라고요. 그 아이디어가 영화에 그대로 반영이 된 거죠.
상훈한테 뿌리로 맞는 장면도 말해야 하는데. 그 신은 한 번에 오케이였어요. 실제 나무뿌리에 흙을 더 묻혀서 진짜 뿌리로 맞았거든요. 뿌리로 직접 맞고 다시는 못하겠다고 했어요. 많이 아팠습니다.(웃음) 물론 감독님도 다시 안 가도 되겠다고 말씀하셨죠.”
# 연쇄 살인마 정남규가 모티브
“살인마 태호를 연기하면서 처음에는 아주 혼란스러웠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별로 없었어요. 인물의 전사도 없고요. 그래서 연쇄살인마 정남규를 모티브로 삼았죠. 정남규는 족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신발 밑창을 도려내고, 경찰에 잡히지 않기 위해서 체력 관리를 할 만큼 치밀한 사람이에요. 태호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극 중 아파트에서 살인을 저질렀을 때 기고만장하고 흥분한 상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파트에서 또 살인을 저지르고 아파트를 활보하는 것도 그런 감정에서 비롯된 거겠죠?”
# 섬세한 연출자, 조규장 감독
“조규장 감독님은 굉장히 섬세하세요. 디테일한 부분까지 잡아내시죠. 눈만 클로즈업하는 장면을 찍을 때도 눈의 떨림까지 감독님 머릿속에 다 그려지고 있는 거예요. 제가 망치를 휘두르는 제스처 하나까지도 다 상상하고 계실 정도로 섬세합니다. 특히 감정선을 표현하는 것에 섬세하세요. 태호를 연기하면서 더 무시무시하게 보이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연기 욕심이죠. 하지만 감독님이 그러지 말라고 하셨어요. ‘태호는 주변에 있을법한 평범한 사람이고 살인할 때만 무자비한 사람이다. 아무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그게 더 무서운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다 머릿속에 있으신 거죠.”
# 모든 관리를 내려놓다
“‘목격자’를 준비하면서 13kg을 찌웠습니다. 아파트에서 살인을 하는 인물인데 저한테 아파트가 굉장히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제 모습에서 위압감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살을 빼는 건 어떠냐고 하셨는데 제 생각에는 살이 빠지면 주변 인물과 동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이 되려면 살을 찌워야겠다고 생각했죠. 피부도 거칠게 만들었어요.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다 보니 얼굴에 트러블도 많이 생겼는데 아무 신경도 안 썼습니다.(웃음)”
# 스릴러 영화에서 명랑 운동회
“영화는 삭막하고 쫄깃하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좋으면 영화가 잘된다는 속설도 있잖아요. 이성민 선배님이 굉장히 리더십있는 분이라 후배들, 스태프들 다 잘 챙기셨어요. 다 이성민 선배님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촬영이 없는 날에는 다같이 운동회도 했습니다. 순서들을 준비해서 운동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었죠. 지금 생각하면 ‘목격자’같은 스릴러 영화에서 어떻게 이렇게 재밌게 놀 수 있었나 싶어요.(웃음)”
# 평소 취향은 멜로와 공포
“평소에는 멜로나 공포를 즐겨봐요. 공포 중에서도 ‘엑소시스트’(1975) 같은 강한 거요! 멜로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정말 좋아하고요. 비 오는 날에는 인형을 거꾸로 달아놓기도 해요. 그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항상 열어두고 있어요.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으면 다 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저를 찾아주시면 감사한 단계죠. 정말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남자만의 진한 누아르를 해보고 싶어요. ‘강남 1970’(2015)을 정말 좋아합니다. 남자의 냄새를 풍길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네요.”
# 배우 꿈꾸게 해준 ‘시크릿 가든’ ‘최고의 사랑’
“처음에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몰랐어요. 되고 싶은 것도 없고 공부에 대한 관심도 없었죠. 그러다 어느 날 제가 ‘나는 연예인 할 거야’라고 친구들한테 이야기했어요.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몇 년 동안 그렇게 하고 다녔습니다.(웃음) 그러다 군대에서 ‘시크릿 가든’(SBS, 2010) ‘최고의 사랑’(MBC, 2011)을 봤는데 ‘나도 저기서 연기를 하면 행복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대하고 바로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을 찾아가서 졸랐죠. 그렇게 해서 지금 이렇게 연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 배우 그룹 ‘원오원’
“‘원오원’이라는 배우 그룹에 속해있습니다. 저와 권도균, 송원석, 안효섭이라는 친구들이 속해있어요. 그룹을 만든 목적은 팬들과 여러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해외에서는 말보다는 행동이나 노래로 소통하는 편이 더 좋더라고요. 배우로서도 저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있으면 의지가 돼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큰 형이지만 동생들에게 기댈 때도 많아요. 서로가 응원하고 모니터할 수 있는 것이 배우 그룹만의 장점인 것 같아요.”
# 여름 대작 사이 4번 타자 ‘목격자’
“처음 대진표를 받았을 때는 걱정됐습니다. 대작들이 많아서 ‘목격자’가 자그마해 보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어? 해볼 만한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지루한 부분도 없었고요. 입소문을 타고 잘 되면 좋겠습니다. 300만 명 정도를 목표로 보고 있어요.”
+ 20대의 곽시양에게 보내는 한 마디.
“더 노력해라”저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고 싶어요. 20대 때 더 노력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때 조금 더 노력했으면 지금 연기하는 행복을 조금 더 빨리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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