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영화 취준생에게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취업 팁 10가지

맥스무비와 만난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의 전문가 10인이 영화계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우선해야 할 몇 가지 취업 팁을 밝혔다. 영화계 취준생들에게 전하는 대표들의 조언을 압축하면 하나다. “영화를 좋아하라.”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취준생이 어딨을까? 아니다, 좋아하는 방법이 문제일 수 있다. 대표들은 구체적인 조언을 건넸다.

# BA엔터테언먼트 장원석 대표 “영화 만드는 일에 참여해보길”

장원석 대표는 무조건 영화 제작 현장에 참여해보길 권했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과거에는 영화 일 하는 사람들 보고 ‘딴따라’라고 했어요. 이제는 문화적 시선으로 봐주니까 이 일의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과도 많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졌어요. 일단 단편이든 독립이든 영화 만드는 일에 참여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투자배급사 쪽에 관심이 있다면 그 회사들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쌓아야죠. 영화계의 좋은 점은 다른 곳에 비해 학력, 남녀 차별이 없다는 거예요. 무조건 경력위주라 전에 어떤 작품에 참여했는지, 일을 잘 하는지가 우선이에요.

# 더 램프 박은경 대표 “제작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 명확해야 한다”

박은경 대표는 영화가 대중에 공개되기 전까지 영화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잡고,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맥스무비 김미애(에이전시 테오)

제작자를 꿈꾸는 분이 있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하게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작자는 부침이 심한 일입니다. 한 번 시작하면 스크린에 걸리기까지 기본 4~5년 동안 이 아이(영화)를 계속 좋아해줘야 되잖아요. 남들은 안 좋아해도 말이죠.(웃음) 세상에 보이기 전까지 초기단계에는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해야 그 시간을 버티는 게 좀 쉬울 거라 생각해요.

#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 “사람과 사랑에 관심을”

원동연 대표는 자신이 창의력 있는 창작자인지 아닌지 생각해보기, 다양한 경험해보기를 권했다. ⓒ 맥스무비 임영웅(시티카메라)

계획하지 않고 살기. 여행도 많이 다니고, 네이버에게 그만 좀 물어보고요. 대신 책을 읽고 깊이 있는 소양을 쌓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사랑 좀 많이 하고. 결국 영화는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잖아요. 사람을 알아야 하니까 사랑, 사람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자신이 크리에이터인지 아닌지를 한번 점검해봐야 합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발굴할 수 있는 혜안도 필요하고, 창작자들과 대화할 때 그들이 프로듀서도 창작자로서 인정하기 전까지는 일하기가 무척 어려울 겁니다. 오히려 비즈니스 실무는 3개월이면 다 배워요.

#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 “일단 진입해서 자기 영역 찾기”

권지원 대표는 특정 회사에 목매기보단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스무비 니콜라우스 (시티 카메라)

일단 영화계에 진입을 하세요.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경험하면서 알아가는 게 필요해요. 인지도 있는 회사에만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TO는 정해져있잖아요. 특정 회사에 목적을 두지 말고 일단 진입을 해서 뭐든지 시작해본 후 자기 영역을 찾으세요. 그리고 역량을 쌓아서 더 큰 회사를 가거나 독립적으로 일할 수도 있어요.

제가 사람을 뽑을 때는 영화를 대하는 태도를 중점적으로 봐요.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영화 일을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막연하거나 동떨어진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거든요. 또 끈기가 있고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 리틀빅픽쳐스와 잘 맞을 것 같아요. 일 자체도 많고, 하다 보면 지칠 때도 많기 때문에 쉽게 좌절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메가박스 이정세 영화사업부문장 “영화도 공부가 필요”

이정세 이사는 영화도 미술 연습이나 악기 연습처럼 반복적인 습작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크게 보면 영화계가 영화를 만드는 현장과 영화 사업으로 나뉘어 있어요. 영화 사업 쪽, 비즈니스는 영화 일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반 회사니까 공개채용을 준비하면 될 겁니다.

메가박스 뿐만 아니라 영화계에 진출하고 싶다면, 어떤 직종이든 영화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영화 공부를 좀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상하게 예체능 계열에서 영화만 루틴한 습작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피아노 연습을 하면 하농이나 체르니 교본으로 남의 곡을 여러번 연습하는 거죠. 피아노 학습법을 보면 죽을 때까지 카피하다 죽어요. 그림도 뎃생을 하죠. 그런데 영화만 그런 흔적이 없어요. 영화과 학생들이 대학 졸업할 때 만드는 단편영화에는 명작을 베낀 흔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시나리오 한 번을 안 베껴보고 시나리오를 쓰나요.(웃음) 수십 편 씩 베껴보고 습작을 해야 영화과 졸업생이죠. 현장실습만 하면 뭐합니까. 오히려 영화 비전공자들이 더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영화 배웠습니다.

# 명필름 심재명 대표 “자기 객관화가 필수”

심재명 대표는 20대 예비 영화인들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자기 객관화와 끈기, 현실적 감을 꼽았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첫 번째는 자기 객관화입니다. 한국에는 각 대학에 영화나 영상 관련 과들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해요. 졸업과 동시에 백수가 되고, 좌절하거나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죠.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택했다는 건 알지만 자신이 재능이 없다고 판단되면 냉정하고 과감하게 다른 일을 고민할 줄 알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물리적 시간을 견디는 끈기입니다. 저 역시 영화제작자가 되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겠구나 싶어서 시작했었죠.

세 번째는 현실적인 감입니다. 영화 현장이든 수입사든 누구를 언제 만나느냐가 중요해요. 현장에서의 경험도 다양하니까요. 최고 감독의 연출부도 있지만 전혀 배울 게 없는 감독의 연출부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영화판은 정확한 스펙이 있는 게 아니기에 어떤 기회에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중요합니다. 양질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포진된 곳이라면 조건을 포기하고 선택을 할 수도 있어야죠. 반면 ‘내가 지금 이 사람이랑 일을 해도 될까’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해요.

# 영화사 시선 강지연 대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이 필요”

강지연 대표는 다양한 경험과 가족과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좋은 영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해요. 영화는 종합 예술입니다. 하나의 전문성이 아닌, 다양한 분야가 필요해요.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거기에만 올인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봐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책도 다양하게 읽고,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걸 많이 경험해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가족과도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20대는 한창 뜨거울 때라 가족을 많이 못 챙기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 속에는 가족에 대한 각별한 감정이 있죠. 그래서 신파라는 게 있는 거고요. 가족과의 관계가 공감 능력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 용필름 임승용 대표 의심할 것, 좋아할 것, 빨리 할 것

영화를 꼭 해야 하는지 한번 의심해보길 바랍니다.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가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면 참 어마어마한 일이거든요. 영화 한 편이 투자되어서 개봉하는데 길어야 1년이 안 걸리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 평균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더하면 60억~70억 원쯤 됩니다.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잘 안되면 어마어마한 손실이고 또 잘 되면 어마어마한 이익을 주는 일이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긴 한데 겪어본 사람으로서 얘기를 드리자면 참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고통을 감내하세요가 아니에요. 평균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들어가는 노동과 노력이 단기 집중적으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한 번 의심을 해보라는 겁니다.

그다음에는 영화를 좋아해야겠죠. 영화가 좋아서 영화 일을 싶다고 하지만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꼼꼼히 확인해봐야 합니다. 미국의 호러 영화 제작사 블룸하우스 대표 제이슨 블룸은 원칙이 명확하잖아요. 저예산으로 콘셉트가 명확한 영화를 만들죠. 자신의 취향이 곧 영화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가 되기 때문에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위에 말한 두 가지를 통과했다면 고민하지 말고 빨리 영화 일을 시작하세요. 이것저것 따지고 재지 말고 영화와 관련한 일을 빨리 시작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제이케이필름 윤제균 대표 “어떤 분야에 맞는 사람인지 주제 파악부터”

윤제균 대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일단은 주제 파악을 해야 합니다. 나쁜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영화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으니 자신이 어디에 맞는 사람인지를 생각해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작가라면 이야기를 재밌게 할 줄 알아야죠. 전혀 크리에이티브하지 않은 사람이 작가가 되겠다고 버티면 돈도 못 벌고 시간만 가요. 감독이라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합니다. 감독은 마스터가 아닌 디렉터니까요. 자기가 마스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작가주의 영화를 해야지 대중성 있는 영화는 하기 어려워요. 편집기사는 꼼꼼해야하고, 냉철한 비판을 잘 한다면 평론가가 괜찮겠죠.

업계의 현실적인 부분들은 다 알 겁니다. 그래도 능력만 좋으면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에요. 학연, 지연 같은 것 전혀 없이 능력만 있다면 나름대로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어느 분야에 가면 잘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 주피터필름 주필호 대표 “영화 많이 보고 시대에 관심을”

주필호 대표는 영화계를 시상식으로 대표되는 화려한 겉모습이 아닌,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3D 업종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영화 한편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그 과정이 지난합니다. 영화 작업에서 중요도를 꼽으라면 단연 시나리오입니다. 그 이후로도 투자와 캐스팅의 높은 장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한 달이 두 달 되고, 1년이 2년이 되고 시간이 화살처럼 휘리릭 지나갑니다. 준비만 하다 엎어지는 일이 허다하기에 웬만한 의지로는 견디기조차 힘든 업종이 바로 영화입니다.

이처럼 영화 한 편 제작한다는 것은 많은 산을 넘어야 합니다. 운 좋게 제작을 했더라도 관객과 소통에 성공해서 흥행하기란 더더욱 어렵습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인 만큼, 이런 많은 관문을 넘어서는 인문학적 소양과 경험이 받쳐줘야 가능한 분야입니다. 딱히 덕목을 꼽으라면 영화를 많이 보고 그 영화의 시나리오를 찾아서 어떻게 이미지화했는지 보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람들과 사건들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영화제에서 턱시도를 입고 나비넥타이를 맨 배우들로 상징되는 게 영화의 전체적 톤 앤 무드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3D 업종이에요. 겉은 판타지이지만 현실은 스릴러라고나 할까요.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생각을 바꾸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늘 비관적인 얘기를 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유미 성선해 차지수 채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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