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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 <신과함께-죄와 벌>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2편이 훨씬 재밌다”

개봉 14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신과 함께>는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가 6년 동안 품은 원대한 프로젝트다. 원동연 대표는 <신과함께> 프로젝트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동시 제작한 <신과함께 2>뿐만 아니라 3편, 4편은 물론이고 드라마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그가 생명의 은인으로 꼽은 김용화 감독과 함께.

영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이후 <신과함께-죄와 벌>로 두 편의 천만영화를 탄생시켰다. ⓒ 맥스무비 임영웅(시티카메라)

<신과함께죄와 벌>2018년 영화계에 새해 첫 천만 영화소식을 안겨주었습니다. 제작자로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입니다. 개봉 14일 만에 천만을 돌파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2012년 9월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여름, 겨울 성수기 개봉작이 아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맞이한 천만영화라 날뛰듯이 좋아했죠. 이번에는 마구 들뜨지는 않네요. 아침에도 아내가 끓여준 미역국 먹고 덤덤하게 일했습니다. 아직 2편 개봉을 남겨두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신과함께> 시리즈를 탄생시킨 제작자로서 흥행 요인을 분석해 보신다면요

저는 크리에이티브에 많이 관여하는 제작자입니다. 다른 제작자들과 달리 저는 시나리오 작가로 출발한 프로듀서 출신이에요. 리얼라이즈픽쳐스는 외부에서 오는 시나리오를 받아 보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감독을 패키징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과 <신과함께>도 제가 김용화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한 작품이죠. 시나리오, 감독, 캐스팅 등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관여하는 프로듀서가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웃음)

<신과함께죄와 벌>의 천만 돌파로 리얼라이즈픽쳐스는 JK필름, 케이퍼필름에 이어 두 편의 천만 영화를 기록한 제작사가 됐습니다. JK필름 윤제균, 케이퍼필름 최동훈 감독과 다른 위치에서 얻은 성과여서 더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영화 시장에서 프로듀서의 위치가 할리우드 시장에 비해 조금 위축됐다고 생각합니다. 할리우드가 프로듀서 중심이라면 한국시장은 감독 중심의 영화 시장이에요. 이번 흥행은 제작자로서 감사하고 영광이지만, 프로듀서 입장으로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제 아이덴티티가 프로듀서여서 무척 기쁩니다.

# 무모한 도전이 무한 도전이 되기까지

창립작 <미녀는 괴로워>(2006)부터 <신과함께-죄와 벌>까지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한 영화 박스오피스 성적. ⓒ 맥스무비

 2016년 맥스무비가 선정한 파워크리에이터 3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에는 <신과함께> 프로젝트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1편이 결실을 맺은 이유가 “능력 있는 독재자가 끌고 가는 것이 크리에이티브 ”라는 평소 지론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는 대규모 자본으로 만들어지고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의견과 취향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는 합의를 하면 무너집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능력 있는 사람이 크리에이티브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거죠. 저는 제작자로서 작가나 감독 등 창작자들을 자본으로부터 보호하고 또 자본이 창작자들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제작비 400억 원 규모의 대작이고 1,2편 동시 제작이라는 점에서 <신과함께>는 제작 초기부터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는 모험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굉장히 럭키했어요. <신과함께>는 시나리오, 배우 캐스팅, 감독까지 모두 정해진 상태였고 시나리오 개발도 끝난 상태에서 투자자를 찾았습니다. 1, 2편을 한 번에 제작하고자 한 이유는 비용 절감때문이었습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그런 상황을 받아들여줬습니다. 동시에 촬영하지 않으면 같은 세트를 짓고 부시는 작업을 두 번 해야 하고, 아시다시피 차태현, 주지훈, 하정우, 김향기, 이정재까지 1, 2편에 다 나오는 다섯 배우들의 스케줄을 맞추려면 몇 년의 시간 차이를 두는 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투자 제안을 할 때 두 편을 다 제작하는 것이 조건이었어요.

투자사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다른 제작사들도 굉장히 궁금해 하던데요

공동 제작사 덱스터가 VFX 회사이기 때문에 사전에 키 비주얼(key visual)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지옥이 어떻게 구현될지 일부 선보인 겁니다. 정말 행운이었던 건 <신과함께> 프로젝트를 맨 처음 픽업한 사람이 현재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부문장 이상무 부장입니다. 픽업 당시에는 CJ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본부장이었는데 롯데로 이적을 한 거예요. 그러니 이 프로젝트에 대해선 너무너무 잘 알고 있죠. 애착도 있고요. 프로젝트를 픽업과 개발 비용까지 투자했던 당사자니까 긴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서로 운명 같다고 말합니다.

#문화 산업 확대, 프랜차이즈의 성공 가능성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한 두 편의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죄와 벌>은 웹툰 원작 영화로서 첫 천만이기도 합니다.

<미녀는 괴로워>도 일본 만화 원작이었죠. 한국영화에서 소위 싱어송라이터 감독들이 큰 영향을 미치다보니까 블록버스터도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많잖아요. 위험부담이 큰 거죠. 하지만 <신과함께>는 이미 검증받은 프로젝트예요.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연재 당시에 네이버 웹툰에서 역대 1위를 차지한 작품이기에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호민 작가가 <신과함께>로 명성을 얻게 되면 웹툰을 지망하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그러면 원천 소스들이 늘어나게 되고 웹툰 업계도 활성화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평하기는 쑥스럽지만 그런 의미에서 유의미한 천만 기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화 산업이 넓어진다고 말씀하셨지만 오리지널 영화가 줄어들고 앞으로 안전지향적으로 가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산업적으로 볼 때 다른 플랫폼에서 검증받지 않고 전작이 흥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독이나 작가를 기용한 영화를 만든다는 게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미국 등 해외 영화 시장은 마블이 먹여살리다시피하잖아요. 코믹북에서 검증받은 캐릭터와 인기 원작들이 프랜차이즈나 블록버스터가 됩니다. 일본은 더하죠. 만화나 소설 등 출판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않은 것이 영화가 된다? 거의 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원천소스로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니까 영화의 작가군들은 각색을 하거나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대로 쓰면 된다고 봅니다. 오리지널 시장이 위축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 영화를 영화산업에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안전한 판이라고 하셨습니다.

프랜차이즈 영화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죠. <조선명탐정> <두사부일체> 시리즈가 있고요. <신과함께>가 다른 점은 아예 프랜차이즈로 기획하고 제작했다는 점입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할리우드를 먹여 살리고 다양성 영화를 투자할 수 있는 것은 프랜차이즈영화들이 돈을 벌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트맨>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트랜스포머> 같은 시리즈가 벌어다 주니까 스튜디오가 다양한 영화를 제작하는 거예요. <신과함께>가 2부까지 잘 된다면 3부, 4부도 제작할 수 있고 프랜차이즈를 토착화해서 성공하면, 한국에서 안전한 캐시카우가 형성되는 거죠.

# 보편 정서로 해외 시장 공략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 한 <신과함께-죄와 벌>은 삶과 죽음, 인간 보편적인 정서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 마켓에서 아시아 지역 13개국 선판매를 기록한데 이어 아메리카 필름 마켓(AFM)에서 북미, 중남미, 오세아니아, 유럽 등 90개국에 추가 판매되며 103개국 선판매를 이뤘습니다. 해외 시장은 어떻게 공략할 계획인가요?

해외에서 한국영화가 잘 된 사례가 <부산행>이에요. 보편 정서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신과함께>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해라, 네 주변 사람을 챙겨라 이런 정서가 어느 한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는 아니라는 거죠. 또 장르는 아시아 시장에 주효한 판타지고요. 판타지에 보편 정서를 실어서 해외로 가겠다는 전략입니다. 한국과 동시에 대만에서 먼저 개봉했는데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 <위대한 쇼맨>(2017)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까지 다 눌렀어요. 1월 둘째 주부터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해외에서 개봉합니다. 1월이 지나면 해외 흥행 성적이 나올 겁니다.

일본만 직접 개봉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일본 개봉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일본 내 메이저 영화와 동등하게 붙어보려고 합니다. 일본 영화 시장 규모는 한국과 많이 비슷해요. 전체 관람객은 한국보다 적지만 관람료가 더 비싸죠. 흥행하게 되면 굉장히 많은 수입을 벌 수 있는 곳이고 또 한국과 가까운 것도 장점입니다. 영화만 수출하고 한국 배급사에서 독자적으로 개봉하는 데에는 어려울 수 있어서, 일본만큼은 일본의 큰 배급사를 찾는 중입니다.

천만 영화가 나올때마다 불거지는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독과점 안 하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스크린 점유율도 30% 내외에서 올라간 적이 없고요. 일일 관객 수로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부산행>(2016)이 128만 명으로 1위, <신과함께-죄와 벌>이 126만 명을 기록했죠. 독과점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기록, 숫자에 대해 욕심 부리지 않았습니다.

#<신과함께 2>는 계속 간다

<신과함께 2>는 올해 여름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중이다. 앞으로 다양한 시리즈 영화와 드라마로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현재 2편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나요?

올여름 개봉을 목표로 지금 편집 작업 마무리 중입니다. 컷 편집을 완료해야 CG 작업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편집을 마치는 대로 시각효과 작업에 들어갑니다. 2부도 덱스터스튜디오가 VFX 작업을 맡습니다. 영화 전체 분량 중에 편집을 끝낸 부분들은 조금씩 CG 작업에 돌입하고 있어요.

2<신과함께인과 연>을 기다리는 관객이 많습니다.

2편이 훨씬 재밌습니다. 모니터링 시사회 점수도 2부가 훨씬 높게 나왔거든요. 너무너무 웃기고 마지막에 슬퍼요. 귀띔하자면 마동석하고 주지훈이 방방 날라요.(웃음)

<신과함께> 드라마 제작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준비 중입니다. 대본부터 완벽하게 직접 준비할 거고 완전한 사전 제작제로 만들 계획입니다. 영화, 드라마 제작진 구분 없이 완벽한 대본과 연출로 완성도 높은 한국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영화 <신과함께> 스핀오프, 프리퀄에 대한 계획도 밝히셨습니다.

두 편으로 프랜차이즈를 끝내면 속편에 불과할 뿐이잖아요. 최소한 3편 이상은 돼야하지 않을까 하는 계획입니다. 스핀오프나 프리퀄 등 모든 가능성을 다 열었습니다. 3편에서 끝날지 4편, 5편으로 이어질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안 나왔지만, 할 마음은 있습니다.

# 귀인들과 함께

원동연 대표는 김용화 감독의 <미녀는 괴로워>(2006)를 제작하며 66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첫 흥행작을 함께 탄생시킨 김용화 감독을 한 은인이라고 말한다. ⓒ 맥스무비 임영웅(시티카메라)

김용화 감독과는 리얼라이즈픽쳐스 창립작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 이어 세 번째 협업입니다.

김용화 감독과는 오래 볼 것 같아요. 두 작품 모두 제가 기획한 영화이긴 하지만 제 영화 인생에서 영화로 돈을 번 작품은 <미녀는 괴로워>가 처음이에요. 제 나이 마흔세 살 때였죠. <미녀는 괴로워>가 잘 안 되면 저랑 김용화 감독은 영화계 떠나려고 했어요.(웃음) 제가 딸 셋의 아버지인데 그때가지 흥행에 성공하지도 못했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때 제 인생을 구한 사람이 김용화예요. 친구이자 동반자죠. 서로 고마워합니다.

<국가대표>에 이어 함께 작업한 배우 하정우도 원동연 제작자에게 귀인이 아닐까요?(웃음)

하정우 배우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배우들은 저희 현장이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배경도 칼도 없는 그린매트에서 소리 지르고 원귀를 무찌르는 연기를 11개월 동안 했거든요. 나중에는 다들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공간별로 촬영 계획을 잡으니까 하루는 1편, 또 하루는 2편을 찍는 경우도 있으니 들쑥날쑥 감정 잡기가 얼마나 어려워요. 하정우라는 걸출한 배우가 현장에서 톤앤매너를 확실히 잡아줬습니다. 정말 일등공신입니다.

영화의 히든 캐릭터 수홍을 연기한 배우 김동욱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동욱은 <국가대표>에서부터 알아봤죠. 깐족거리면서 어떤 배우한테도 눌리지 않고 자기 몫 딱 해주는 배우입니다. 그동안 능력에 비해 덜 알려져서 속상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아주 강렬하게 대중에게 각인됐다는 게 굉장히 큰 보람 중에 하나예요.

<신과함께죄와 벌>에 도경수가 연기한 원동연 일병과 이름이 같습니다. 이름을 빌려주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 스스로 기념하는 겁니다. 관객은 잘 모르지만 제가 제작한 영화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등장하는 거죠. 나중에 제가 만든 영화 DVD들을 관에 갖고 들어갈 거거든요.(웃음) <신과함께-죄와 벌>에는 이름뿐만 아니라 출연도 했습니다. 자홍(차태현)이 대리운전 할 때 뒷자석에서 운전 똑바로 하라고 욕하던 취객으로요.

제작한 영화는 아니지만 작년에 개봉한 문소리 감독의 <여배우는 오늘도>(2017)에서는 천만 영화 제작자로 카메오 출연해 웃음을 주었습니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촬영이 끝나고 문소리에게 출연 제의를 받았어요. “평상시대로만 연기하면 메소드 연기예요” 하는 겁니다. 역할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갑자기 흥행해서 거만하고 오만한 영화 제작자래요. 그래서 했죠. 그 느낌 아니까요.(웃음)

앞으로 <신과함께>가 어떤 성취를 이루길 바랍니까?

<신과함께>가 2부까지 잘 되고 3부, 4부로 이어져서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토착화 하는 초석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상업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프랜차이즈 영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아주 많았습니다. <신과함께>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한다면 좀 더 다양한 영화에 투자할 수 있는 안전판이 만들어질 겁니다.

글  정유미 채소라 기자

※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맥스무비 화제의 인물 인터뷰 코너입니다. 지금 영화계에서 가장 궁금한 인물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분께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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