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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혼>으로 한국 찾은 오구리 슌의 자신감 6

2004년부터 현재까지 원작 누적 판매부수 5,100만부에 달하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은혼>이 오구리 슌 주연의 실사 영화로 탄생했다. 올해 7월 일본 개봉 후 ‘2017년 실사 영화 흥행 1위’에 달하는 성적을 거두고 속편 제작까지 확정된 작품이다. 실사보다는 애니메이션에 어울릴 CG 효과와 인형 탈 등으로 대놓고 ‘병맛’ 코드를 표방한다. <은혼>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오구리 슌은 “한심하면 한심한 대로” <은혼>을 즐겨달라 말한다.

오구리 슌은 <은혼>에서 은발의 무사 긴토키를 연기했다. 사진 미디어캐슬

한국에서 인기 전혀 없다는 것 실감

2010년 감독 데뷔작 <슈얼리 섬데이>로 한국을 찾은 지 7년 만에 내한한 오구리 슌은 “굉장히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오자마자 많은 경호원들이 저를 경호하고 계신데, 전혀 그러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인 것 같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제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들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됐다”는 인사말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오구리 슌의 말에 폭소하며 “아마 공항에서 사람들이 계속 쫓아올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실제로는 아무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그래도 오늘 이 자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서 기쁘다. 한국에서도 <은혼>이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대한 애니메이션에 충실하게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은혼>을 실사화 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원작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충실히 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사영화라고 해도 애니메이션처럼 연출하는 것이 내 특징이다. 이번 작품 역시 만화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카구라(하시모토 칸나)가 신파치(스다 마사키)의 얼굴을 때릴 때 슬로우 효과를 줘서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연출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하늘의 질감”이라고 밝히며 “하늘을 너무 사실적으로 보여주면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존재감과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질감을 표현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전반적으로 실사적인 느낌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들이 잘 보일 수 있는 방식으로 연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은혼>은 은발의 무사 긴토키와 어리버리한 긴토키의 조수 신파치 그리고 엉뚱발랄한 매력의 카구라가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간다. 사진 미디어캐슬

코미디 익숙하지 않아 어려워

오구리 슌은 < GTO >(1998) <꽃보다 남자>(2005)  <명탐정 코난>(2006) <아름다운 그대에게>(2007) <크로우즈 제로>(2007) <우주 형제>(2012) <루팡 3세>(2014) 등 지금까지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내가 만화의 실사판에만 나오는 배우가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사영화에 많이 출연했다. 그래서 <은혼>의 긴토키 역도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코미디 장르다 보니 웃음을 만들기 위한 시간의 공백과 리듬을 만드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감독의 많은 조언이 필요했다”는 고충을 밝혔다. 또 “내가 노래를 잘 하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는 노래를 못하는 척 연기해야 했다. 일부러 노래를 못 불러야 하는 연기가 아주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유머러스한 사람인지가 캐스팅 기준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은혼>의 주역인 신파치 역의 스다 마사키 그리고 카구라 역의 하시모토 칸나를 캐스팅한 이유가 ‘비주얼’과 ‘유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은혼> 이전에 스다 마사키와 작품을 함께한 적 있었던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스다 마사키는 대중적 이미지와 본래 자기 모습 사이에 차이가 큰 사람이다. 잘생기고 멋진 역할을 많이 맡아왔지만 실상에서는 그렇지 않아서 연약하고 허당기 있는 신파치 역이 그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안경까지 끼면 더 똑같을 것 같아서 일치감치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구라 배역에 대해 “긴토키, 신파치와 함께 섰을 때의 키와 같은 비주얼적인 부분이 일단 중요했고, 또 평상시 재밌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했다. 평소에 재밌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재밌는 연기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면에서 하시모노 칸나는 유머러스한 사람이라 콧구멍까지 후벼야 하는 여주인공 역할을 잘 해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오구리 슌과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살린 <은혼> 본연의 매력을 마음껏 즐겨달라고 말했다. 사진 미디어캐슬

한심하다면 한심한 그대로 즐겨주시길

후쿠다 유이치 감독이 밝혔듯 <은혼>은 실사영화임에도 실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CG효과, 인형 탈 등으로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구현하는데 충실하다.  만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가 일본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한국 관객의 정서와 맞닿을 수 있을지  이에 대해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보신다면 식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영 도중 뭔가가 스크린으로 날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마 반응이 극적으로 갈릴 것 같다”는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원작을 모르는 관객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설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소 단순한 이야기의 에피소드를 골랐다. 선악의 대립이 분명하고 액션과 코미디가 가미됐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느껴지는 대로 영화를 즐겨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구리 슌은 “<은혼>은 만화의 세계를 그대로 그려낸 작품이다. 보시면서 한심하고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 느낌 그대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이 한심한 영화를 위해서 우리는 작년 여름 정말 진지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속편에도 오구리 슌 출연? 아마도

<은혼>은 일본에서 인기에 힘입어 속편 제작이 확정됐다.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어떤 내용인지 지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시나리오에 힘을 너무 많이 준 탓인지 프로듀서가 제작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손을 보고 있는 단계다. 오구리 슌은 속편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래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고 예고했다.

오구리 슌은 “<은혼>으로 인해 정말 여러 가지를 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진지하고 중후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데 <은혼> 때문에 인생 계획이 좀 틀어진 것 같다. 아예 후쿠다 유이치 감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웃음)고 말했다. “<부산행>(2016)과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쳐 웃음을 자아냈다.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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