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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회 청룡영화상 | 감격과 추모의 눈물 “트로피, 천만 관객보다 중요한 건…”

38회 청룡영화상이 11월 25일(토)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최우수작품상은 <택시운전사>에, 주연상은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와 <택시운전사> 송강호에 돌아간 가운데 장내에는 수상의 감격과 올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기리는 추모의 눈물이 함께했다.

남우주연상 송강호 “인간이라면 느낄 미안함 담고 싶었다”

<택시운전사>에서 우연히 광주를 가게 된 서울 택시기사 만섭을 연기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사진 SBS 방송화면

올해 1,200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의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가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우아한 세계>(2007) <변호인>(2013) 이후 세 번째다. 송강호는 “영화 개봉 전에는 그동안 고통 속에 살아오신 분들이 조금이나마 이 영화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개봉 후 오히려 관객들이 저희를 위로해주신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관객 여러분들의 마음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따뜻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가 “정치, 역사 이런 것들을 뒤로 하고 우리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 미안한 마음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 트로피도, 천만 관객도 중요하지만 올 한해 그 미안한 마음을 <택시운전사>를 통해 되새겨봤다는 것이 나한텐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 나문희 “친구 할머니들, 나 상 받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진 SBS 방송화면

<아이 캔 스피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옥분 역으로 아픈 역사를 스크린에 그려낸 나문희가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나문희는 “정말 오늘 마음을 비우고 와야지 생각했는데, 그래도 또 이렇게 되니까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 동료들이 많이 가고, 나는 남아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됐다. 늙은 나문희에게 큰 상을 주신 청룡영화상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문희는 “요새 후배들 보면 너무 연기를 잘해서 자랑스럽다. 한국 영화배우들이 전 세계 배우들 중 제일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며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격려를 덧붙였다. 나문희는 마지막으로 “나의 친구 할머니들, 나 이렇게 상 받았다. 여러분들 모두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서 다 상 받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감독상 김현석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부채의식”

<아이 캔 스피크>를 연출한 김현석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 SBS 방송화면

<YMCA 야구단>(2002)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스카우트>(2007)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열한시>(2013) <쎼시봉>(2015) 등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이 <아이 캔 스피크>로 감독상을 가져갔다. 생각지도 못했던 호명에 당황한 김현석 감독은 “결함이 꽤 있는 영화인데 좋게 봐주신 건 이 영화의 주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인 것 같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 진선규 “청심환 하나 더 먹을 걸”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진선규가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사진 SBS 방송화면

<범죄도시>에서 장첸(윤계상)을 돕는 조선족 위성락 역을 맡았던 진선규는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눈물을 펑펑 쏟으며 무대에 섰다. 마이크 앞에서도 눈물을 흘린 진선규는 “시상식에 오는 것만으로도 너무 떨려서 청심환 먹고 왔는데 상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을 걸 그랬다”는 말로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진선규는 “20년 동안 도움만 받으면서 살아서 감사한 사람이 너무 많다”며 “20년 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고, 같이 놀 수 있게 해준 극단 동료들과 친구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 마지막으로 <범죄도시>라는 멋진 영화에 설 수 있게 해주신 강윤성 감독님, 같이 연기하며 힘을 줬던 마동석 선배님 윤계상에게 감사드린다. 저 멀리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가 되자는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여우조연상  김소진 “경험에 비해 너무나 큰 상”

<더 킹>에서 선 굵은 남성 캐릭터들을 위압하는 존재감을 보여준 김소진이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사진 SBS 방송화면

<더 킹>에서 패기 있는 검사 안희연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소진은 “오늘 지켜보면서 영화를 위해 힘써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이 자리가 굉장히 설레고 떨리고 감사한 자리라는 생각을 했다. 내 경험에 비해 너무나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킹>의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 그리고 오늘 함께했으면 더 좋았을 한재림 감독님과 관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신인여우상 최희서 “내 의지에 따라 사는 배우 되겠다”

<박열>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최희서는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사진 SBS 방송화면

<박열>에서 박열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아 올해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최희서가 청룡영화상에서 또 한 번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됐다. 최희서는 “앞으로 배우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헤어질 것 같다. 하지만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만큼은 헤어지기 싫다. 내 마음속에 영원히 담아놓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가네코 후미코) 자서전을 읽으면서 너무 강렬해서 이 대목을 마지막 대사로 쓰고 싶다고 이준익 감독님께 말씀드렸던 내용을 공유하고 싶다. ‘산다는 것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것이 비록 죽음을 향한 것이라도 그것은 삶의 부정이 아니다. 긍정이다’. 나 또한 매 순간 내 의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신인남우상 도경수 “더 많이 경험하고 노력하겠다”

<형>의 도경수가 최우수작품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신인남우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사진 SBS 방송화면

신인남우상은 <형>의 도경수에게 돌아갔다. 이날 엑소 콘서트 스케줄로 인해 시상식에 뒤늦게 도착한 도경수는 <7호실>에서 함께 연기한 신하균과 최우수작품상 시상자로 올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형>의 권수경 감독님과 조정석 형,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 경험하고 많이 노력해서 관객 여러분들에게 공감을 안겨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故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 김주혁 추모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차태현이 고인들을 위한 추모의 말을 전하자 장내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사회를 맡은 김혜수는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사진 SBS 방송화면

이날 시상식에서는 올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차태현은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 김주혁 배우의 사진을 배경으로 “2017년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가슴 아픈 한 해로 우리 모두에게 기억될 것 같다. 그동안 선배님들의 수고에 정말 큰 박수를 보낸다. 그 누구보다 훌륭한 영화인이셨던 걸 꼭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주혁과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KBS2)에 함께 출연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던 차태현은 “아직 그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언제나 따뜻하게 배려해주던 인자함 또한 잊혀지지 않는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날벼락 같은 이별에 사실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미처 작별인사도 하지 못 했다. 정말 많이 보고 싶다. 형 사랑한다”는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38회 청룡영화상 수상자

▲최우수작품상 <택시운전사>
▲감독상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감독
▲남우주연상 <택시운전사> 송강호
▲여우주연상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남우조연상 <범죄도시> 진선규
▲여우조연상 <더 킹> 김소진
▲신인남우상 <형> 도경수
▲신인여우상 <박열> 최희서
▲신인감독상 <연애담> 이현주 감독
▲청정원 인기스타상 나문희, 설경구, 조인성, 김수안
▲음악상 <택시운전사> 조영욱
▲미술상 <군함도> 이후경
▲기술상 <악녀> 권귀덕
▲각본상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
▲편집상 <더 킹> 신민경
▲촬영조명상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조형래, 박정우
▲단편영화상 <대자보> 곽은미 감독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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