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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에즈라 밀러 “플래시는 어린 시절부터 내 안에 살고 있었다”

에즈라 밀러는 성공한 코믹스 팬이다. 여러 만화책과 함께 성장한 그는 DC의 인기 캐릭터 플래시를 맡아 어린시절의 꿈을 이뤘다. 슈퍼맨의 슈트를 입고 배트맨을 동경하던 꼬마는 DC 확장 유니버스를 이끄는 주인공이 됐다. <저스티스 리그>로 신고식을 치른 에즈라 밀러가 플래시가 되기까지 과정은 즐기면서 하는 노력의 힘을 보여준다.

에즈라 밀러는 어린 시절 직접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카멜레온 같은 돼지인 ‘슈퍼 피그’다. 그는 “나를 돌봐주셨던 아주머니는 셔츠부터 시작해 코믹스까지 엄청난 양의 슈퍼 피그 컬렉션을 갖고 있었다”라고 했다. 사진 TOPIC/ Splash News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을 거쳐 <저스티스 리그>를 통해 DC 확장 유니버스에 본격적으로 합류했습니다. 플래시 역에 캐스팅된 사실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당시 저는 중부 코스타리카 내륙의 작은 도시에 있었어요. 망고 살사를 곁들인 민물고기 요리를 먹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휴대폰이 울리더라고요. “여기서 전화가 터진다니 참 신기한 일이네” 생각했어요. 제 에이전트의 전화였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과 DC 유니버스에 대해 통화 중이야. 연결해줄 테니 이야기를 나눠봐”라고 말하더군요.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플래시가 될 것인지 열성적으로 설명해줬어요. 너무 놀라서 믿기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여러 코믹스의 팬임을 밝혔습니다. 2017 코믹콘에서는 일본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 코스프레도 했어요. DC 코믹스나 <저스티스 리그> 혹은 플래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요?

코믹스는 유치원 때부터 제게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혼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수단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코믹스를 쓰고 그리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들였어요. 암살자로 활약하는 세 노파에 대한 시리즈를 그려본 적도 있습니다. 제목은 <이 짓을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어>였어요. 도시로 이사했을 때는 부모님께 ‘포비든 플래닛’이란 만화 가게에 데려가 달라고 졸랐습니다. 그 가게 안에 살고 싶었어요.

물론 DC 코믹스도 많이 섭렵했죠. DC 유니버스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악당들을 좋아했어요. 배트맨의 팬이기도 했고요. 슈퍼맨 의상을 몇달 동안 쉬지 않고 집에서 입고 있던 기억도 나네요. 사실 어릴 때부터 <플래시> 시리즈를 탐독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바깥에서 뛰어놀다 보면 몸보다 마음이 앞서서 얼굴 박치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때부터 플래시가 제 안에 살고 있었다고 생각해요.(웃음)

플래시로 활약하는 배리 앨런은 초인적인 능력을 갖고 있지만 평범한 면이 많은 남자다. 두려움을 느낄 때도 많고 자신의 능력을 버겁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과 유머를 가졌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플래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입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배리 앨런이란 평범한 청년으로 살아갑니다. 배리 앨런과 플래시에 대한 설정과 사연 중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나요?

슈퍼히어로의 팬이자 너드(Nerd)라는 점이 닮았어요. 주변 사람을 존중한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코믹스의 배리 앨런은 불사신이 아니에요. 약점도 있고 겁도 많아요. 특히 <저스티스 리그>의 배리 앨런은 상당한 불안과 공포감을 호소합니다. 스피드 포스란 놀라운 힘을 갖게 됐지만 배리는 기본적으로 인간이기에 초인적 능력을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치와 유머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승리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게 플래시가 세상을 구하고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방대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가진 플래시를 연기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처음 플래시의 코스튬을 입었을 때 기분이 궁금합니다. DC 코믹스의 팬으로서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코스튬 디자인과 피팅 과정은 길지만 매력적인 일이었어요. 총 25벌 정도를 입어봤습니다. 예전 필모그래피의 의상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횟수입니다.(웃음) 몸에 딱 맞으면서도 움직이기 편한 디자인을 찾아야 했어요. 의상팀의 고된 노력 끝에 입었을 때 머리를 옆으로 끝까지 돌릴 수 있는 의상을 찾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빠르게 뛰는 것도 가능했어요. 기적에 가까운 작업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의상팀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플래시는 초인적인 속도가 특징인 히어로입니다. 몸놀림도 빠르고 가벼워야 하죠. 배역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촬영에 앞서 몇 년간 무술과 춤을 연습했어요. 플래시의 움직임을 더 잘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2년 동안 무술을 배웠어요. 중국 우당산까지 찾아가서 훈련을 했습니다. 재능 있는 안무가들에게 춤을 배우기도 했죠. 또한 반사 신경 강화 훈련은 물론 발레까지 배웠습니다. 플래시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구현해야 했거든요. 발레 동작 중에 ‘조금 빠르게’를 의미하는 쁘띠 알레그로(petit allégro)가 있어요. 빠른 스텝의 작은 점프 동작입니다. 플래시를 연기하는데 참조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저스티스 리그에 출연한 배우 전원이 촬영 기간 내내 정말 혹독한 훈련을 했습니다.

플래시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쓴 에즈라 밀러의 모습.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에즈라 밀러는 플래시 역으로 DC 확장 유니버스의 일원이 된 것을 진정으로 즐긴다. 사진 TOPIC/ Splash News

저스티스 리그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들의 연합입니다. 팀 내에서 플래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배리 앨런은 빠르기 때문에 같이 있으면 쓸모가 많습니다. 물론 약점도 있어요. 아직 본인의 힘에 대해 깨달아 가는 단계라 경험이 부족하고 덜렁대는 편이예요. 사회성도 조금 모자랍니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을 높이 평가할 줄 알아요. 저는 슈퍼 히어로 팀을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좋아요. 저스티스리그의 선배 격인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를 좋아했던 이유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독특한 능력으로 팀에 기여하잖아요. 그리고 구성원 간의 분열과 개인적인 차이를 넘어 더 큰 힘을 발휘하니까요.

여러 배우들이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저스티스 리그> 촬영장과도 비슷한 점이 있군요. 

촬영장의 작업 방식도 똑같아요. 서로 전문 분야를 맡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뛰는 시늉을 하면 아쿠아맨 역의 제이슨 모모아가 물건을 때려 부수고 소리를 지릅니다. 사이보그 역의 레이 피셔는 우울해하면서 ‘삐삐’ 소리를 내고 계산을 해요. 잭 스나이더 감독은 연출을 하고, 원더우먼 역의 갤 가돗은 악당들을 물리치면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두 맡은 역할이 있어요. 스스로를 믿고 다른 사람들의 힘을 믿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저스티스 리그이야기와도 닮았습니다.

DC 히어로들이 영화 속에서 한자리에 모인 건 <저스티스 리그>가 처음입니다. DC 확장 유니버스란 세계관을 공유한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리허설을 위한 시간이 몇 주 밖에 없었어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슈퍼히어로로서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시나리오의 타임라인을 따라 세트장에서 촬영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갔어요. 다행히 처음부터 호흡이 좋았어요. 물론 여러 사람을 한 공간에 모아두고 과제를 주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깁니다. 하지만 배우들 간의 앙상블이 좋았어요. <저스티스 리그>를 함께 촬영한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플래시는 아직은 자신의 능력에 적응 중인 단계다. 서툴고 미숙한 점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극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플래시의 유머 감각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저스티스 리그>는 메타 휴먼들을 모으고자 하는 배트맨의 여정에서 출발합니다. 영화에서 브루스 웨인과 배리 앨런의 관계는 어떤가요?

배트맨과 플래시는 성향이 극과 극이에요. 태생뿐만 아니라 현실을 대하는 방식도 굉장히 다릅니다. 브루스 웨인은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고 까칠한 구석이 있는 비관주의자입니다. 반면 배리 앨런은 비극적인 과거를 갖고 있음에도 두려움을 웃음으로 넘길 줄 알아요. 극한 상황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그래도 서로를 고맙게 생각하고 존중한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또한 둘은 DC 세계관 속 최고의 탐정이란 공통점이 있어요. 배트맨이 더 낫긴 하죠. 배리는 두 번째로 최고입니다.(웃음) 아시다시피 배트맨은 부자니까 비싼 아이템들이 많잖아요. 배리는 가난해요. 그건 <저스티스 리그>에서 배리가 배트맨이 가진 장비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벤 애플렉과 저는 브루스 웨인과 배리 앨런이라는 캐릭터에 서로 만족해요. 그와 함께한 촬영은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습니다.

단체 전투 신에서는 플래시와 원더우먼의 협업이 눈에 띄었습니다. 갤 가돗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배리 앨런은 다이애나 프린스를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다이애나가 최고로 멋진 히어로라고 생각하거든요. 같이 있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여깁니다. 원더우먼은 인간에 대한 강한 연민을 갖고 있어요. 그건 원더우먼을 연기한 갤 가돗이 실제로 갖고 있는 면모이기도 합니다. 갤 가돗과 함께 일하는 건 정말 영광이었어요. 그가 원더우먼을 연기하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즐거웠습니다.

관객들이 <저스티스 리그>에서 어떤 메시지를 느끼길 바랍니까?

우리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으면 해요. 단순하고 근본적인 진실이죠. 물론 <저스티스 리그>는 만화책을 가지고 만든 영화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류가 지금 겪고 있는 위기와도 맞닿아 있어요. 전쟁과 테러, 환경 오염 등이죠. 우리는 종종 이 행성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습니다. 지구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관계는 추위와 암흑 속에 떠다니는 우주비행선과 같아요. 한 부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건 탑승자 모두의 일인 거죠. 그렇기에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도 저스티스 리그가 필요합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글 성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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