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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이제는 말할 수 있다 10

마동석과 윤계상 주연 <범죄도시>가 개봉 40일 만에 11월 10일(금) 누적관객 수 650만 명을 돌파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중에서 흥행 5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기준으로는 1위다. 마이너리그의 반란이라 불렸던 <범죄도시>가 써 내려간 반전 드라마. 그 뒤에는 17년의 기다림을 견딘 강윤성 감독이 있다.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흥행감독이 된 그가 <범죄도시>에 얽힌 열 가지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강윤성 흥행 감독 되다

흥행 감독이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고 데뷔만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7년간 상업영화만 준비했어요. 절실함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컸었고 자괴감도 굉장했어요. 사실 하루하루가 좀 꿈같아요. 작년 9월만 해도 영화를 그만두려 했었어요.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는 차원에서 스페인에 갔어요. 제작사 장원석 대표가 투자됐다는 메시지를 보냈어요. 고사를 지낸 뒤 촬영 직전이 되니까 ‘진짜 가는구나’ 싶어 뿌듯했어요.

2004 왕건이파 사건

정확히는 2004년도에 있었던 왕건이파 이야기가 주가 된 거예요. 찾다 보니 2007년도 흑사파 사건에 관련된 기사들이 있었고요. 당시 가리봉동의 조직구조가 있었어요. 그 구조만 갖고 온 겁니다. 흑사파랑은 전혀 상관없어요.

기획자 마동석을 말하다

마동석과 저는 ‘아’ 하면 ‘어’ 하는 사이입니다. 생각이 굉장히 잘 맞아요. 처음에는 당연히 형인 줄 알고 1년 정도 형님이라고 했어요. 친구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똑똑한 배우에요. 판단력과 계산이 빨라요. 스토리와 캐릭터 구성에서도 굉장히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어요. 배우로서 본인이 직접 ‘이렇게 하면 어때’라고 몸소 보여줘요. 마석도라는 100% 최적화된 캐릭터가 나온 게 말투나 유머나 센스와 위트들이 평상시에도 마동석 그 자체에요. 기회만 되면 마동석과 논의를 해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1편이 잘 됐으니 2편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던 마석도의 모습은 평상시 마동석과도 닮았다. 조직폭력배를 때려눕히고는 “숨쉬어”라고 말하거나 장첸과 대치 상황에서 “싱글이야”라고 응수하는 마석도의 유머러스함은 <범죄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진 메가박스 플러스엠

형사 마석도의 실제 모델

영화가 잘되다 보니 ‘이거 내 이야기다’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원래 실제 마석도의 모델이었던 형사가 있습니다. 그분이 현직 경찰로 계세요. 본연의 임무를 조용히 수행하고 싶다고 하셔서 드러내지 않고 있어요.

마동석은 유행어 제조기

마동석의 유머는 대부분 촬영 직전에 만들어졌어요. 처음 마석도가 이수파 헐랭이를 쫓아갈 때 촬영 직전에 사람을 한 번 때려눕히면 숨을 못쉬는 경우가 있다. ‘숨쉬어’라고 아이디어가 괜찮은 거 같다고 해서 촬영이 이뤄졌어요. 화장실 신에서 원래 대사가 없었는데 처음 장첸 역의 윤계상이 ‘혼자야?’라고 말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그 아이디어를 마동석이 받아서 ‘싱글이야?’라고 제안을 했었고요. 재미있어서 사용하게 됐어요. 이런 유머가 잘못 쓰면 B급이 될 수도 있어요. 편집상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는데 적절하게 긴장감 있게 나오는데 들어오는 유머라서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리얼 형사 디테일

촬영 직전에도 형사에게 전화해서 ‘이럴 때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지’라고 물어봤어요. 형사들이 쓰는 용어를 최대한 쓰고 싶었어요. 위성각 무리가 룸살롱으로 들어가는 걸 보는 부감샷이 있어요. 형사들에게 물어보니 ‘열 대가리가 들어갑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실전에서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하셔서 표현했습니다.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은 장발과 수염으로 강렬한 비주얼을 보여줬다. 집요한 악인 장첸을 표현하기 위한 윤계상의 아이디어였다.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윤계상 VS 하비에르 바르뎀

장첸이란 캐릭터를 관객들이 동정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 하비에르 바르뎀은 잃어버린 돈을 찾기 위해 정말 집요함을 보여줬잖아요. 그런 집요한 인물을 통해 윤계상이 정말 악인처럼 보였으면 했어요. 조선족 조폭이면 머리가 짧아야 하지 않나 했더니 윤계상이 길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머리를 묶은 상태에서 이미지가 강하게 보이려면 수염도 나는 게 좋으니까요.

<범죄도시>가 조선족을 그리는 방법

2004년도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걸 관객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굉장히 느낌이 달랐어요. 먼저 갖고 있던 생각은 차이나타운이었는데 연변에 있는 거리에 온 기분이었어요. 영화가 개봉할 때쯤 조선족 협회에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한국 영화에서 중국 동포들을 나쁘게 그린 선례가 있어서 좀 민감하시더라고요. 영화 시사회에 오셨는데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어요. 중국 동포들을 비하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씀드렸어요.

위성락 역의 진선규와 양태 역의 김성규는 <범죄도시>가 재발견한 배우들이다. 강윤성 감독은 연기력과 이미지는 물론 절실함까지 고려해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김성규와 진선규의 발견

첫 번째는 연기력이었고 두 번째가 이미지 세 번째가 절실함이었어요. 진선규 씨는 워낙 연기를 잘했지만 처음에는 탈락시켰어요. 다시 2차 오디션을 봤을 때 준비를 120% 이상 해와서 캐스팅하게 됐고 김성규 씨는 들어오는 순간부터 ‘양태가 왔다’란 생각이 확 들었어요. 김성규 씨가 연극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고 있었어요. 핸드폰 뒷면이 날아가가지고 배터리 부분을 스카치테이프로 붙여놨더라고요. 그 부분을 보고 ‘이 배우가 어떤 상태인지 알겠다’란 생각이 들었고 남자들이 그렇잖아요. 힘들고 어렵다고 할 필요도 없이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으니까.

마이너리그 <범죄도시>의 반란

보통 상업영화하면 4대 메이저 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마이너 취급을 받아요. 좋은 기획에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되어도 제작 단계에서 무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도시>를 통해서 제작 환경이나 배우들이 영화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들이 많이 개선되고 환경이 달라지는 걸 꿈꾸고 있고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작품에 맞는 배우가 선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인배우 가리지 않고 가장 작품에 적합한 배우들과 같이 작업하고 싶습니다.

글, 진행 성선해 | 촬영,편집 오건, 김미애(에이전시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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