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침묵> 이수경이 두려움 가득한 촬영장을 즐길 수 있었던 11가지 이유

이수경은 <침묵>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진 임태산(최민식)에게 인생 최대의 시련을 안기는 딸을 연기했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캐릭터에 도전한 이수경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가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겼다. 이수경이 <침묵> 촬영 현장을 즐긴 11가지 비결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끈기’다.

이수경은 <침묵> 촬영 전까지 항상 상황에 충실하자고 마음을 다잡으며 촬영에 임했다. 미라(이수경)는 살인자로 몰린 상황에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을 연기한 데다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못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 맥스무비 박근백(에이전시 테오)

# 상황에 충실하려 노력한 <침묵>

“모든 장면이 걱정됐다. 미라(이수경)가 나오는 신마다 늘 사건이 벌어진 후였고, 감옥에 있어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야 했다. 그 모습을 잘못 표현하면 영화에서 튀어보일 것 같아서 어떻게 연기할 지 무척 고민스러웠다.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나만 못하면 안 된다는 두려운 마음이 가장 크게 들었다. 장면 하나하나의 상황에 충실하자고 마음을 다잡고 촬영 현장으로 향했다. <침묵>은 촬영장 도착 전까지 머리가 터질 듯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영화다.”

# 상상 속에 그리던 <침묵> 준비 과정

“정지우 감독님이 촬영 전에 나와 (박)신혜 언니를 따로 불러 미라와 희정(박신혜)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초 <용순> GV를 다니면서 이렇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촬영 전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런 자리가 마침 생겼다. 극 중 미라와 희정은 가장 진심으로 의지하는 사이이지만, 극 중에는 암시적인 대사만 있어서 둘의 전사를 설정해놓고 연기를 준비해야 했다. 감독님과 모여 미라와 희정이 과외 학생과 선생으로 처음 만났고,  희정이 면회실에 가져온 마카롱을 파는 카페에 함께 갔던 추억이나 학창 시절 미라가 아빠와 다투고 희정의 집에서 묵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사소해보이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나눈 게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 최민식과 두 번째 부녀로 상봉

“<특별시민> 변종구(최민식) 딸 오디션 자리에서 최민식 선배님을 처음 뵀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난 후 임태산(최민식)의 딸 임미라 역 오디션을 보게 된 거다. 최민식 선배님이 <침묵> 오디션을 보도록 추천해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붙든 안 붙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맨 처음 <침묵> 캐스팅이 무척 기뻤던 이유도 최민석 선배님이다. 전작보다 더 길게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

이수경은 최민식과 <특별시민>에 이어 두 번째로 부녀지간을 연기했다. 처음 <침묵>에 캐스팅 됐을 때 기뻐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임태산과 임미라의 어긋난 타이밍 

“언제부터 임태산과 딸 미라의 사이가 벌어졌을지 정지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미라의 엄마가 돌아가신 게 큰 사건이겠지만, 결정적으로 부녀관계를 갈라놓은 계기는 아닐 거다. 둘 중 누구도 서로 멀어지길 바라지는 않았을 텐데, 단지 타이밍이 안 맞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빠가 마음먹고 대화를 시도하려다 미라가 밀어냈을 수도 있고, 어느 날은 미라가 다가가려는 마음이 샘솟아서 아빠에게 따뜻하게 다가가 봤지만 회사일이 많거나 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다. 타이밍이 안 맞았기 때문에 서로 자꾸 안 좋은 말만 오가는 사이가 됐다고 생각한다.”

# 실제로도 상황을 모르고 연기한 법정 신 

“감독님의 지시로 법정 세트장을 구경도 못했다. 법정은 미라에게 굉장히 생소하고 무서운 곳이어야 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감독님 방식을 따라 나도 대사를 제외한 다른 대사는 안 읽었다. 실제로도 미라처럼 무슨 상황이 모르는 채로 들어가서 (박)신혜 언니와 박해준 선배님의 대사를 잘 들었다. 집중하는 표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 이하늬와 서로 놀란 격투 신

“미라와 유나(이하늬)의 격투 신은  ‘말싸움이 있었다’는 상황만 주어졌었다. 찍으면서 점점 더 세게 해보자며 찍다 보니 지금의 버전이 만들어진 거다. 이 정도로 격한 신이 나올 줄 몰랐다. 처음에 이 신을 분석할 때 미라가 범인이라는 증거로 쓰일 신으로 파악하고 연기하려고 했다. 나와 (이)하늬 언니의 대사, 리액션이 다 바뀌어서 서로 놀랐다. 둘 다 울고 나도 부들부들 떨면서 감정이 격해졌다. 이런 촬영은 처음이었다.”

이수경은 질문을 많이 하는 배우다. 하지만 <침묵> 현장에선 정지우 감독의 섬세한 연출을 믿고 따랐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연출자를 믿는 신뢰감의 중요성

“정지우 감독님은 내가 본능적으로 연기한다고 하시지만, 사실 즉흥적인 상황에 약하다. <침묵> 촬영장도 대사나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많은 편이어서 사전에 준비를 하고 가도 무언가 바뀌면 어떡하나 두려움이 앞선 곳이었다. 그럴 때마다 정지우 감독님이 설명을 잘해주셨다. 먼저 하고 싶은 연기를 보여달라고 하신 후에 다듬어주는 정도였는데, 촬영하면서 연출자를 믿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감독님한테는 한 번도 반문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감독님 말씀이니까 맞겠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 좋은 선배들과 함께한 현장

“선배님들과 함께한 <침묵> 현장에서 어떤 선배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가장 많이 배웠다. (최)민식 선배님을 보면 정답을 알 수 있다. 말로 무언가를 가르쳐주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배가 돼야 할 것 같다. 또 선배님은 나를 그냥 있는 그대로 봐준다. 잘 보이려고 애쓰거나 사소한 실수할까 조바심 낼 필요가 없을 만큼 평소에 편하게 대해주시고, 분위기도 잘 이끌어주신다.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닮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정말 멋있는 배우이자 멋진 사람이다.”

# 눈물샘 자극한 죄수복 입은 최민식

“영화 후반에 미라가 아빠 임태산에게 면회 간 장면에서는 최민식 선배님의 모습에 마음의 동요가 일었다. 선배님이 한 번도 말랐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죄수복을 입은 모습이 무척 말라보였다. 게다가 교도관에게 양팔이 붙들린 민식 선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났다. 1년 동안 선배님과 아빠로 호흡을 맞추니까 진짜 아빠 같았나보다.”

이수경은 <침묵>으로 처음 1인 2역 연기를 소화했다. 극 중 임미라(이수경)와는 사뭇 다른 태국인 여성을 연기해 정지우 감독은 물론 관객들도 놀라게 했지만, 정작 이수경은 어려움 없이 즐겼다. ⓒ 맥스무비 박근백(에이전시 테오)

# 12역 연기

“CCTV에 등장하는 미라 대역으로 1인 2역을 처음 해봤다. 언론시사회 때 1인 2역에 대해 말하는 분이 없어서 다 모르시는 줄 알았다.(웃음) 연기할 때 방콕이 너무 더워서 계속 콧잔등에 땀이 차서 덧붙인 분장과 코 사이로 땀이 줄줄줄.(웃음) 분장이 떨어져서 고생했지만 1인 2역 연기는 재미있었다.”

# 롤러코스터 같았던 2017

“<특별시민>부터 <용순> <침묵>. 개봉작을 나열해보니 바빴구나 싶다. 돌아보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한 해다. <용순> 개봉했을 때는 반응을 하나하나 찾아보느라 하루에도 기분이 12번 씩 오르락내리락 했고, <침묵>은 개봉 전까지 영화가 어떻게 나올까 걱정스러웠다. 지금은 차기작인 코미디 영화 <기묘한 이야기>를 촬영중이다. 바쁜 게 좋다.”

글 채소라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