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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라그나로크> 케이트 블란쳇 “때리고 부수는 연기가 제일 재밌었다”

케이트 블란쳇은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의 연락을 받고 남몰래 환호성을 질렀다. 마블 최초의 여성 빌런이자 토르의 묠니르를 한 손에 박살 낼 수 있는 헬라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상상력과 열린 마음이 케이트 블란쳇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케이트 블란쳇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마블 최초의 여성 빌런이자 매혹적인 죽음의 여신 헬라를 연기한다. 사진 스플래시뉴스

마블의 러브콜을 받았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이 무엇이었나요?

에이전트에서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인 케빈 파이기가 제게 소포를 보내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했어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사실 굉장히 떨렸죠. 마블 영화에 출연하는 건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요.

최종적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헬라가 마블 첫 여성 빌런 캐릭터라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을 것 같은데요.

알아보니 마블 영화에 지금까지 여성 빌런이 한 명도 없었더군요. 그래서 헬라라는 캐릭터가 더욱 기대됐어요. 저는 시나리오를 볼 때 시각적인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마블 유니버스의 모든 캐릭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 누가 연출했는지에 따라 계속 변하잖아요. 헬라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바뀌어가는 캐릭터고, 또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연출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았죠.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인 만큼 헬라에 관해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과 많은 논의가 필요했겠습니다. 

와이티티 감독과 처음 만났을 때 서로 가장 마음에 드는 이미지와 장면들 그리고 다른 여러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마블의 모든 캐릭터들은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온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확장과 변화, 진화가 반복되죠. 와이티티 감독돠 저는 헬라가 너무 뻔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와이티티 감독은 헬라의 모든 가능성에 열린 태도를 보였죠. 대화를 할수록 와이티티 감독과 작업에 더 큰 기대가 생겼어요.

헬라는 토르의 무기인 묠니르를 한 손으로 박살 낼 정도로 무시무시한 위력을 뽐낸다. 사진 마블 스튜디오

아스가르드를 구현한 세트가 굉장히 사실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헬라를 연기하는데 있어 실물 세트가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요.

세트가 연기에 도움이 되긴 하죠. 하지만 결국 현실 왜곡이라는 걸 깨닫기 마련인데 이 영화의 세트를 보고 저는 깜짝 놀랐어요. 대부분 블루 스크린 촬영이고 CG를 엄청 입힐 줄 알았는데 아스가르드 광장 세트 가운데 강이 흐르고 있더군요. 꼭 두바이에 있는 호텔 같았어요. 거기 묵고 싶어질 정도였다니까요. 게다가 세트가 가변성이 있어서 매번 다른 모습으로 변했죠.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이 가능하도록 자유자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세트였어요.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신체적으로 고됐던 촬영이 아니었나요?

맞아요.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도 몸을 꽤 많이 써야 하는 작품이었는데 맨손 격투로 보자면 이 영화가 확실히 한 수 위죠. 사실 그래서 더 좋았어요. 훌륭한 스턴트우먼이자 배우인 조이 벨과의 작업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말없이 몸으로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줬고, 어떤 시도를 해보면 좋을지도 조언해주곤 했어요.

헬라 액션에서 강조하고자 한 부분이 있다면요?

주먹으로 치거나 발로 차고, 쓰러뜨리고 하는 행동보다는 심리적인 요소를 활용하고자 했어요. 이번에 사람들을 때리는 연기가 제일 재밌더군요.(웃음) 대사도 필요 없고 그냥 도끼를 던지고, 목을 자르면 되니까 편하기도 했고요. 헬라 연기가 더 재밌었던 이유예요.

치명적인 힘을 가진 헬라는 토르를 아스가르드에서 몰아내고 우주 전체를 점령하려는 야욕을 불태운다. 사진 마블 스튜디오

판타지 캐릭터인데다가 악역인 헬라의 어떤 면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판타지 캐릭터라도 그것이 실제라고 믿고 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할 때 나름대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특히 헬라처럼 처음 등장한 판타지 캐릭터라면 더 그래요. 헬라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고려해 캐릭터 표현에 균형을 맞춰야 하죠.

미스터리해야 하지만, 캐릭터가 이해되도록 충분한 배경 정보도 줘야 해요. 충분히 그런 행동을 할 만하다는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빌런 캐릭터라면 나쁜 짓을 해도 관객의 호감을 사는 법이에요. 헬라에게서 그런 인간적인 요소가 잘 보이길 바랍니다.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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