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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더> 이동휘 “연기 인생의 ‘부라더’는 마동석”

2017-11-07 11:51

[맥스무비=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외동아들 이동휘는 첫주연작 <부라더>에서 인생의 부라더 마동석을 만났다. 영화에서 형제를 연기한 마동석의 근육이 힘이 아닌 웃음으로 느껴지는 건 이동휘의 기지 넘치는 애드리브 덕분이다. 관객이 공감하는 웃음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기까지 이동휘가 걸어온 길에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 첫 주연, 나무보다 숲을 바라보다

이동휘는 장유정 감독과 주봉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이 마치 오래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와 연출가처럼 자연스러웠다고 이야기한다. ©맥스무비 오건(에이전시 테오)
이동휘는 장유정 감독과 주봉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이 마치 오래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와 연출가처럼 자연스러웠다고 이야기한다. ©맥스무비 오건(에이전시 테오)

첫 주연 영화를 극장에서 본 소감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언론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더라고요. 무척 조마조마했습니다. 더군다나 제 연기를 보고 제가 재미있다고 크게 웃을 수 없고, 슬픈 장면에서도 제가 울면 주책없어 보이잖아요.(웃음) 나중에 혼자 극장에서 다시 편하게 볼 생각입니다.

시사회가 끝나고 관객들의 반응을 찾아보았나요? 

그럼요. 요즘 하는 일이 관객 반응 살피는 것뿐입니다.(웃음) 그런데 아무리 봐도 가늠을 못하겠어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마냥 얼떨떨합니다. 좋게 말씀해주시는 분들에겐 그저 감사한 마음이고, 만족하기에는 이른 시기라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합니다. 아직은 반성하면서 동시에 용기를 얻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감시자들>(2013) <베테랑>(2015) <공조> <재심> <원라인> 등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강한 조연을 연기했습니다. 주연으로서 작품에 임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단역이나 조연일 때는 영화 작업 중간에 투입돼 제 분량에만 집중할 시간이 많은 편이었죠. 이번에는 영화 전체를 긴 호흡으로 작업하다 보니 나무보다 숲이 보이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나만이 아닌 주변까지 바라보게 됐습니다.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책임감도 강해졌고요. <부라더>를 통해 배우로서 큰 발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바라보고 작업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었을 텐데요.

극 후반부 부모님을 떠나보내며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대부분 자식이라면 느낄 수 있는 ‘내가 부모에게 잘 못 했다’는 보편적인 감정이라 관객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얼핏 부족하거나 과하게 그려지면 감정이입이 어려울 것 같았어요. 마지막 장면에 방점을 찍어놓고 시작부터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가장 공을 들였습니다.

# 주봉의 연기 포인트 웃기면서 슬퍼야한다

이동휘는 코미디 영화 속 가장 아픔이 많은 캐릭터였던 주봉을 통해 웃음을 주는 지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는 고민이 커질수록 마음을 비우고 시나리오에 충실하고자 했다. ©맥스무비 오건(에이전시 테오)
이동휘는 코미디 영화 속 가장 아픔이 많은 캐릭터였던 주봉을 통해 웃음을 주는 지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는 고민이 커질수록 마음을 비우고 시나리오에 충실하고자 했다. ©맥스무비 오건(에이전시 테오)

보물을 찾겠다며 뜬구름을 잡는 형 석봉과 다르게 주봉은 현실적이면서도 콤플렉스가 많은 인물입니다. 시나리오를 읽고 주봉의 어떤 점에 끌렸나요? 

<부라더>의 첫인상은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형 석봉(마동석)은 유쾌한 인물 같은데, 동생 주봉은 하루하루 사는 데 걱정이 많고 자기 일에 절실한 캐릭터로 보였습니다. 그동안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주봉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극중 건설회사 직원인 주봉이 직장인으로서 출세하려는 간절함과 야망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부라더>의 원작은 장유정 감독의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입니다. 2008년 초연 이래 그동안 김동욱, 정욱진 등 여러 배우가 주봉을 연기해왔는데 이동휘만의 주봉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장유정 감독은 작품의 원작자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이해도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높은 분이죠. 그래서 주봉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정확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대마다 변화하는 공연을 준비하듯 장유정 감독, 마동석 선배와 계속 머리를 맞대고 주봉 캐릭터 연구했습니다. ‘이동휘만의 주봉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제게 맞도록 대사 수정을 거치며 주봉 캐릭터를 완성해나갔습니다.

주봉(이동휘)은 건설회사 회사원으로 실적과 승진에 압박을 느낀다.  이동휘는 주봉의 간절한 마음과 야망을 드러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봉(이동휘)은 건설회사 회사원으로 실적과 승진에 압박을 느낀다.  이동휘는 주봉의 간절한 마음과 야망을 드러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봉을 연기하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석봉은 주봉이 자신 때문에 유학을 포기하고 파혼까지 한 사실을 모른다며 딱 잡아뗍니다. 뻔뻔한 석봉의 모습이 너무나 웃긴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주봉의 과거 아픔이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웃기려면 아예 웃기거나 슬프려면 아예 슬퍼야 하는데, 그 장면에서 주봉의 목표는 정확히 ‘웃기면서 슬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관객이 볼 때 재미와 슬픔, 진정성을 함께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웃음과 눈물을 함께 주려 했던 고민은 어떻게 풀어나갔을지 궁금합니다.

연기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건 치밀한 계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마구 해서 웃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점점 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막상 작업에 들어가고 신기했던 게 정말 의도치 않았을 때 애드리브가 나오고 웃음이 터지더라고요. 인생은 아무리 해도 계획대로 안 된다고 하잖아요.(웃음) 마음을 비웠을 때 좋은 반응이 오는 것을 보고, 욕심을 내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 무엇이든 함께하고 싶은 부라더마동석

<부라더>는 안동 종갓집 장례식장이라는 근엄한 배경에서 형제와 주변 인물들의 유쾌한 모습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주봉(이동휘)은 장손인 석봉(마동석)에게 치여 살며 콤플렉스를 갖지만, 내심 형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동생이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부라더>는 안동 종갓집 장례식장이라는 근엄한 배경에서 형제와 주변 인물들의 유쾌한 모습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주봉(이동휘)은 장손인 석봉(마동석)에게 치여 살며 콤플렉스를 갖지만, 내심 형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동생이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베테랑>(2015)에 이동휘 배우는 연예기획사 실장 윤홍렬 역으로, 마동석은 아트박스 사장으로 출연했지만 마주하는 장면은 없었습니다. <부라더>에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형제로 만났는데요. 함께한 마동석은 어떤 선배였나요?

마동석 선배는 <베테랑> 쫑파티 때 처음 뵀어요. 저에게 “너 잘했어. 나중에 보자”하고 어디론가 바삐 가셨는데, 스쳐 지나갔지만 참 멋지다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죠. 함께 작업해보니 조곤조곤 말씀도 부드럽게 하시고, 후배를 정말 편하게 해주는 선배라는 걸 느꼈습니다. 마동석 선배처럼 신기한 분은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인간적인 신기함이 연기로까지 확장되는 모습을 경험하니 더 신기했고요. 마동석이 아닌 석봉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라더>에는 마동석 선배 특유의 에너지가 잘 발휘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불을 뒤집어쓴 주봉의 머리에 석봉이 팔을 가져다 대자, 주봉이 다리 내려라라고 말하며 착각하는 대사가 애드리브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탄생한 장면인가요? 

인위적으로 웃기는 것에 목적을 두고 준비한 것이 아닌, 현장의 기적 같은 일이죠. 극 중에서 형제가 매일 싸우고 지냈으니까 이불을 덮은 상태에서 당연히 형이 동생을 골리려고 다리를 올렸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이도 먹었는데 어디 사람 머리에 다리를 올려”하고 정말 짜증 나서 뱉은 대사인데 모니터를 보니 팔인 거예요.(웃음)

또, 마동석 선배가 옆으로 누웠는데 팔 근육 때문에 머리가 땅에 닿지 않아 제가 “머리가 땅에 안 닿는데도 자느냐”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극장에서 관객 반응이 좋았던 장면인데, 역시 애드리브로 탄생했습니다. 마동석 선배가 석봉을 해야만 생길 수 있는 일들이기 때문에 모든 영광은 마동석 선배에게 돌리고 싶습니다.(웃음)

연기 인생에 부라더로 생각하는 선배나 후배가 있나요? 

역시 마동석 선배죠.(웃음) 정말 뭐든지 다 함께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 친척 집에 놀러 가면 있는 친척 형 같아요. 함께 다니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나랑은 잘 안 다니는 형 느낌이랄까?(웃음) 둘이 뭔가 계획하면 다 잘 될 것 같은 희망이 느껴지는 사람입니다.

# 50대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가 되길

이동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만난 동년배 배우들과 서로 나이가 들면 어떤 배우가 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들과 함께 눈앞에 있는 성공과 실패보다는 더 멀리 내다보며 함께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맥스무비 오건(에이전시 테오)
이동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만난 동년배 배우들과 서로 나이가 들면 어떤 배우가 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들과 함께 눈앞에 있는 성공과 실패보다는 더 멀리 내다보며 함께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맥스무비 오건(에이전시 테오)

연극을 전공하고 배우의 꿈을 계속 키워갔는데, 스물아홉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남쪽으로 튀어>(2013)로 데뷔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준비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 첫 공연을 하는데 부모님을 오셨어요. 부모님이 대사하는 배우를 봐야 하는데 대사 안 하고 있는 제 얼굴만 계속 보시는 거예요. 정말 감사했어요. 아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시던 부모님 얼굴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배우를 업으로 삼아 효도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 졸업도 너무 늦고, 일이 없으니 부모님께서도 연기를 그만두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셨어요. 당시에 배우를 지망하던 많은 사람이 함께 프로필을 돌리다 포기했었습니다. 다들 도저히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했는데, 저는 프로필을 계속 돌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혼자 외롭게 고집을 피운 것이 다행히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홀로 고군분투하면서도 꾸준히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요.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남들이 나를 안 믿어주니까요.(웃음) 축구선수 네이마르가 FC바르셀로나 시절에 한 경기에 네다섯 골을 넣어 역전승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인터뷰에서 “남들이 다 질 거라 말할 때 나는 나 자신을 믿었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이 나를 안 믿어준다고 나도 나를 안 믿는 것은 정말 잘못된 거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또, 내가 나를 믿으려면 충분한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더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부단히 배우의 길을 걸어와 첫 주연까지 해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흔 살을 넘은 선배님들이 인터뷰 때 항상 “아직도 연기를 잘 모르겠다. 표현할수록 어렵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왜 저렇게 이야기하실까?’ 이해가 안 갔죠. 이제야 연기가 어렵다던 말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멀고 먼 연기 인생의 첫 삽을 뜬 기분입니다. 배우가 어렵게 고민하고, 어려움 속에 자꾸 자신을 밀어 넣을수록 관객에게 보여 지는 결과물은 값지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생각이 40대가 됐을 때도 변하지 않고, 치열한 고민 속에서 50대까지 갈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

올해 <원라인> <재심> <공조> 등 영화 네 편에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MBC)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습니다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한 해 몇 작품을 하고 어떤 캐릭터를 보여준다는 계획보다는 시나리오의 힘에 따라 움직일 것 같습니다. 집에다 꽂아놓으면 다시 한 번 펴보게 되는 소설책 같은 시나리오를 만나고 싶습니다. 작품이 재미있다면 그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참여하고픈 마음이 큽니다. 차기작은 영화를 하게 될 것 같은데, 현재 캐스팅이 저만 되어 있어 아직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에요.(웃음) 아마 차분한 영화가 될 것 같고, 굉장히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이지혜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 maxmedia@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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