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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프라이드영화제가 더 커지고 더 새로워진 이유 5

서울프라이드영화제가 11월 2일(목)부터 8일(수)까지 7일간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를 맞은 프라이드영화제에서는 총 5개 섹션에서 역대 가장 많은 전 세계 30개국 7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를 책임지는 김조광수 집행위원장과 김승환 프로그래머가 10월 19일(목) 서울 아트나인에서 2017 서울프라이드영화제의 청사진을 전했다.

영국 동성애 처벌법 폐지 50주년… “한국은 여전히 암담”

김조광수 집행위원장과 김승환 프로그래머가 2017 서울프라이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매해 핫 핑크 섹션을 통해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하는 영화를 소개한다. 올해 핫 핑크 섹션에서는 영국 동성애 처벌법 폐지 50주년을 맞아 영국 퀴어영화 걸작을 상영한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1967년 영국을 시작으로 많은 나라들이 동성애 차별을 없애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군형법에 근거해 성 소수자 군인이 유죄를 선고 받았다. 영국 동성애 처벌법 폐지 5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2017년에 벌어진 끔찍한 현실에 대한 항의를 더한다”는 올해 영화제의 취지를 밝혔다.

서울프라이드영화제와 영국문화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핫 핑크 섹션에서는 1950년대 초반 영국에서 커밍아웃한 저널리스트 피터 와일드블루드의 전기적 극-다큐멘터리 <어게인스트 더 로>(1997)를 비롯해 영국 퀴어영화 고전에 해당하는 <에드워드 2세>(1991) <올랜도>(1994)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1996) 등이 처벌법 폐지 50주년을 뜻하는 ‘50 LGBT’라는 이름으로 상영된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집행위원으로 합류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응원을 내보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올해 영화제 집행위원으로 합류했다. 사진 서울프라이드영화제

현재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김조광수 집행위원장과 김승환 프로그래머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성 소수자 셀러브리티 홍석천과 하리수를 비롯해 김태용 감독, 배우 이영진, 백은하 영화저널리스트, 임보라 목사가 예년에 이어 집행위원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이 올해 영화제의 새 집행위원으로 합류했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동성애는 찬성, 반대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성 소수자들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심상정 의원에게 올해 집행위원을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 <120 BPM>, 칸국제영화제 영광 재현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로빈 캄필로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는 극찬을 덧붙였다.   사진 서울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으로는 올해 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국제비평가상, 퀴어종려상 세 가지 상을 거머쥔 <120 BPM>이 상영된다.  1980년대 에이즈 광풍이 불었을 때 프랑스의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편견과 핍박을 이겨냈는지 그린 작품으로, <이스턴 보이즈>를 연출한 로빈 캄필로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작이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개막식에는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가 참석한다.

“더 큰 연대를 향해” 국제 영화제 꿈꾼다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는 트렌스젠더 여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남자의 집에 어린 조카가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월 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베어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사진 엔케이컨텐츠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지난해 출범한 아시아태평양프라이드영화제 연맹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 지역 퀴어영화제의 연대를 도모한다. 해당 지역 13개국의 17개 영화제가 연맹에 참여했으며 그중 한국과 일본, 홍콩, 대만 네 국가가 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한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앞으로 프라이드영화제가 연맹의 허브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단순히 인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에 따른 프로그램으로 영화제를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다. 2020년에는 국제영화제로 인준 받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연맹에 참여한 국가들의 작품은 아시아 프라이드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성소수자 당사자가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삶을 말하기 보다는 아이의 시선 등 제 3자의 관점을 통해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영화 <카모메 식당>(2007)으로 이름을 알린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를 비롯해 <아빠는 남자를 사랑해> <파피, 헐리우드 가다> 등 동남아시아 작품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당당하게 웃자” 평범한 성소수자 담은 공식 포스터

디자인 회사 <빛나는>의 박시영 디자이너와 조선희 작가가 협업해 일상에서 당당한 성수자들의 모습을 담은 공식 포스터가 탄생했다. 사진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영화제 공식 포스터는 성소수자 유명 인사나 인권활동가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면서 살고 있는 평범한 이들의 모습으로 장식됐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요즘에는 SNS를 통해 자신을 솔직히 보여주길 두려워하지 않는 성소수자들이 많다. 게이 커플, 레즈비언 커플, 트렌스젠더 등 커플로 재미있게 살고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조선희 작가가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치 사진을 오려 붙인 것 같은 디자인으로 구성한 이유는 앞으로 많은 분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원한다면 자신의 사진을 잘라 붙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덧붙였다.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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