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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9가지

10월 황금연휴의 여운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어간다. 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12일(목)부터 21일(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을 포함한 5개 극장 32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올해 상영 편수는 75개국 298편으로 예년과 비슷하며 개막 전까지 상영작은 2~3편 정도 더 추가될 예정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과 중화권 영화의 성장에 꾸준히 주목하면서 미지의 아시아영화계 개척도 시도했다.

# 여성 감독의 개·폐막작

개막작 <유리정원>은 숲속에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의 복수극이자, 재연을 훔쳐보고 쓴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비밀이 밝혀지는 미스터리 영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여성 감독의 영화로 문을 열고 막을 내린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폐막작은 대만의 여성 감독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이다. 개막작과 폐막작이 모두 여성 감독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며, 여성 감독의 영화가 폐막작이 된 것은 2회 폐막작 허안화 감독의 <반생연>(1999) 이후 두 번째다.

개막작 <유리정원>은 숲속의 유리정원에서 인공혈액을 연구하다 아이템을 도둑맞은 과학도 재연(문근영)의 이야기를 통해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 <명왕성>(2015),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과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마돈나>(2016)의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폐막작 <상애상친>은 임종을 맞이한 노인 곁에 있는 노인의 아내, 둘째 부인과 딸 등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하는 드라마다. 배우 출신의 실비아 창 감독이 영화제 20회 상영작 <마음의 속삭임>(2015) 이후 2년 만에 부산을 찾는다.

#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기린다

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5월 19일(현지시각) 칸국제영화제 출장중 타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의 아시아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이어가고자 ‘지석상’을 신설하고 ‘플랫폼 부산’을 런칭한다. 사진 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영화제는 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추모하고 아시아 영화를 사랑한 정신을 이어 간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5월 칸국제영화제 출장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석상’을 신설하고 ‘플랫폼 부산’을 런칭한다.

지석상은 아시아 영화감독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 ‘아시아 영화의 창’에 초청된 월드프리미어 영화를 대상으로 수상한다. ‘플랫폼부산은 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생전에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아시아 독립영화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150명의 아시아 각국의 독립영화인들이 만나 교류하고 창작의 기회를 찾을 수 있게 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 제니퍼 로렌스 첫 방문

제니퍼 로렌스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 <마더!>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방문한다. 사진 TOPIC/ Splash News

영화 축제를 찾는 해외 게스트 면면도 화려하다. 올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 <마더!>의 제니퍼 로렌스가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국내에 <블랙스완>(2010)으로 알려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도 내한을 확정지었다. 제니퍼 로렌스는 지난해 <패신저스>(2016) 개봉 당시 한국을 찾은 이후 1년 만에 두 번째 내한이다.

영화제를 다시 찾아 부산국제영화제의 ‘친구’라 불러도 좋을 해외 게스트들도 있다. 지난해 영화제에 깜짝 방문한 아오이 유우는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의 <이름없는 새>로 1년 만에 다시 영화제 방문 소식을 알렸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산책하는 침략자>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세 번째 살인>로 지난해에 이어 부산을 다시 찾는다.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1년 만에, <산하고인>(2015)으로 영화제를 찾았던 지아장커 감독이 2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찾는다.

# 최초 공개되는 국내 중견 감독 신작 8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민병훈 감독의 <황제> 스틸컷. <황제>는 실제 주목 받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을 수 있는 실험적인 극영화다. 지난해 2016 APM(아시아펀드프로젝트) 선정작이다. 사진 22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서는 국내 중견 감독들의 미개봉 신작 8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다.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는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중 대중성 한국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봉준호 감독 <옥자>, 홍상수 감독 <그 후>를 포함한 개봉작 8편과 미개봉작 8편으로 구성됐다.

미개봉작 8편은 고은기, 김성호, 민병훈, 박기용, 방은진, 신연식, 오멸, 전수일 감독의 신작이다. <동주>(2015)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은 <프랑스 영화처럼>(2015) 이후 2년 만에 장편 연출작 <로마서 8:37>를 선보이며,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용의자X>(2012)가 초청돼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찾았던 방은진 감독은 5년 만에 <메소드>를 들고 다시 영화제를 찾게 됐다.

# 다시 영화제 찾는 국내 신인 감독들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스틸컷.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은 32살 효진이 어느 날 죽은 남편과 남편의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16살 아들 종욱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다. 사진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국내의 신인 감독의 신작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하는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는 모두 11편의 한국 독립 영화를 볼 수 있다. 지난해 KNN 관객상 수상작 <환절기>로 초청됐던 이동은 감독은 올해 두 번째 연출작 <당신의 부탁>으로 다시 영화제를 찾는다. 한편 다수의 단편영화 작업과 함께 지난해 장편 <비치온더비치>(2016)를 개봉한  정가영 감독은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장편 <밤치기>를, 경쟁부문 ‘와이드 앵글-한국단편 경쟁’ 섹션에 단편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등 총 두 편의 연출작을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됐다.

신진 제작사의 신작도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을 채웠다. <족구왕>(2014) <범죄의 여왕>(2016) 제작사 광화문시네마의 신작이자 전고운 감독의 첫 연출작 <소공녀>도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2016), 신준 감독의 <용순> 제작사 아토(ATO)의 세 번째 작품인 김종우 감독의 <홈>도 영화제를 찾는다.

# 뉴 커런츠 섹션에 7년만에 등장한 홍콩영화

‘뉴 커런츠’ 섹션 상영작 청킹와이 감독의 <쪽빛 하늘>은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고등학생 소녀가 같은 반 친구와 함께 평소 불만을 품은 자신의 부모님을 살해할 음모를 꾸민다는 내용으로 홍콩의 실화 영화다. 사진 22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영화제는 중화권 영화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특히 대만과 홍콩 영화계는 활약하던 감독들이 중국 대륙으로 무대를 옮기고, 빈 자리에 신인감독과 독립영화들이 등장해 영화계를 채우는 추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일정한 흐름을 형성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영화들이 경쟁하는 ‘뉴 커런츠’ 섹션에 청킹와이 감독의<쪽빛 하늘>이 선정돼 중국상 감독의 <사랑의 화법>(2010) 이후 7년 만에 홍콩영화를 상영한다.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는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후앙시 감독의 <조니를 찾아서>도 만날 수 있다.

# 게스트와 함께 오는, 풍성한 일본 영화

‘뉴 커런츠’ 섹션 상영작 <나라타주> 스틸컷. 내레이션과 몽타주의 합성어 ‘나라타주’처럼 이야기와 이미지가 교차하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마츠모토 준, 아리무라 카스미, 사카구치 켄타로 출연작. 사진 22회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올해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초청된 해외 국가는 일본이다. 스즈키 세이준 특별전 상영작 7편을 포함해 모두 41편의 일본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에서 일부 중견감독들이 한 해에만 영화 2편을 제작 및 개봉하거나 다양하고 도전적인 독립영화들이 제작, 일부 극장개봉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개봉 일정이 다 차 극장 확보가 어려울 거라는 소문이 도는 일본영화계의 역동성을 읽은 결과다.

이로서 올해 영화제를 찾는 일본 유명 감독과 배우들도 다양하다. 1차로 확정된 61명의 해외 게스트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1명이 일본인 게스트다. <나라타주>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과 주연 배우 아리무라 카스미,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 상영작 <빛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을 만날 수 있다. 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암고양이들>을 연출한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은 신작 <이름 없는 새>로 주연 배우 아오이 유우와 함께 부산을 찾는다. ‘와이드 앵글’ 섹션 상영 애니메이션 <메리와 마녀의 꽃>을 연출한 지브리 스튜디오 출신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목소리 출연한 배우 스기사키 하나와 함께 내한한다.

# 야외 상영, 오픈 시네마 섹션 상영작 6

‘오픈 시네마’ 섹션 상영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틸컷. 독특한 제목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말에 깊은 교감과 사랑을 담고 있는 애절한 로맨스. 모교에서 선생으로 근무하는 주인공이 도서관을 정리하다가 12년 전 우연히 알게된 친구의 비밀과 이별의 흔적을 발견한다. 사진 22회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야외 특별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 섹션은 상영작은 모두 6편이다. 일본 영화는 2편으로, 현재 일본에서 ‘너의 췌장’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츠키카와 쇼 감독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동명 원작, <너의 이름은.>과 <분노>의 프로듀서 카와무라 겐키가 참여한 애니메이션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를 상영한다.

70회 로카르노영화제 초청됐던 노에미 르보브스키 감독의 <엄마와 올빼미>와 라르튀르 드 팽 감독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파크> 프랑스 영화 2편과  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자 샐리 호킨스와 마이클 섀넌이 주연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까지,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도 야외 상영장에서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신이 끊긴 무인 우주선을 찾아나선 실화를 영화화한 신인감독 클림 시펜코 감독의 <스테이션 7>은 러시아 스페이스 블록버스터의 규모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아시아영화 지도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육체의 문>(1964) 스틸컷. 전후 도쿄의 변두리, 성매매 여성으로 전락한 마야가 총상 입은 패전군 이부키와 사랑에 빠져 도주를 꿈꾼다. 다무라 다이지로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공개 당시 과감한 성 묘사로 논란이 되었다. 사진 22회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특별기획 프로그램 ‘스즈키 세이준: 경계를 넘나든 방랑자’와 ‘사하 시네마: 신비한 자연과 전설의 세계’ 섹션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인의 공로를 기리고, 미지의 아시아영화를 발굴하는 ‘아시아영화의 지도 그리기’ 의지가 담긴 섹션이다.

‘스즈키 세이준: 경계를 넘나든 방랑자’ 섹션은 올해 2월 타계한 故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추모하며 영화사적 공로와 빛내는 작품 7편을 만날 수 있다. 장르 영화의 관습을 파괴하며 B급 영화스타일로 일본 누벨바그의 한 획을 그은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작품 중 대담한 성 묘사로 논란됐던 <육체의 문>(1964)과 60년대 대표 후기작 <찌고이네르바이젠>(1980)을 만날 수 있다. 상영과 함께 일본의 영화평론가 야마네 사다오와 함께하는 특별대담 행사도 마련됐다.

‘사하 시네마: 신비한 자연과 전설의 세계’ 섹션은 러시아 내 자치공화국인 사하 공화국의 영화를 최초로 소개한다. 국립영화제작사 사하 필름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상업 블록버스터 영화의 성공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사하의 장편영화 7편과 단편영화 5편을 만날 수 있다.

글 채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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