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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타워: 희망의 탑> 수현 “할리우드 오디션 합격 비결? 과정을 즐긴다”

<다크타워>에서 수현이 연기한 예지자 아라 캠피그넌은 “세상의 소금” 같은 존재다.  할리우드와 한국을 오가며 출연하는 영화마다 빛을 더하는 수현에게 딱 맞춤한 역할이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부터 <다크타워: 희망의 탑>과 <신비한 동물사전2>까지.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수현의 매력은 도전을 즐기는 담대함이다. 사진 TOPIC/ Splash News

배우 수현의 성공적인 할리우드 진출 뒤에는 도전을 즐기는 배짱과 명민한 선택이 있었다. 지난 8월 23일 개봉한 스티븐 킹 원작 블록버스터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수현의 도전이 거둔 세 번째 결실이다. 수현은 이드리스 엘바, 매튜 맥커너히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나란히 극을 이끌었다.

현재 <신비한 동물사전 2> 촬영차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수현과 서면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다크타워> 촬영부터 몸소 체험하고 있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출연 여부까지. 지금 수현에게 궁금한 모든 것을 물었고 시원한 답변이 돌아왔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과 목소리 출연한 <이퀄스>(2016)에 이어 세 번째 할리우드 출연작입니다. 최근에는 <신비한 동물 사전 2> 촬영도 시작했어요. 대작들에 연이어 출연하기란 현지 배우들도 쉽지 않은 일인데, 수현만의 오디션 노하우가 있나요?

저는 오디션 영상 촬영 과정을 즐기는 편입니다. 실제 촬영하듯 집중력이 필요한데 테이크에 원하는 모습을 담는 것이 쉽진 않아요. 그래도 합격한 작품을 돌아보면 오디션 영상을 찍을 때 더 순조롭고, 느낌도 좋았어요. <다크타워: 희망의 탑>도 쉽고 빨리 찍은 편이었어요. 오로지 저의 판단으로만 캐릭터를 만들곤 하는데,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이 원하는 아라 캠피그넌과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오디션을 준비하기 전에 먼저 배역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을텐데요. 

먼저 시나리오가 흥미로워야겠죠? 한국 대본보다 외국 대본이 판단하기가 쉬운 편이긴 해요. 가급적 전형적이고 특정한 배우가 연상되는 역은 피하는 편이고 이전에는 잘 보지 못한 역에 도전하기를 좋아합니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서 연기한 중간 세계에 사는 매니 부족의 마지막 예지자 아라 캠피그넌도 흥미로운 캐릭터여서 도전했을 텐데요, 오디션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대본만으로는 아라 캠피그넌이 악역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들었어요. 타로점을 보는 여자 같기도 했어요. 그래서 주변에서 본 선하지만 예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참고했습니다. 오디션 때는 상상한 그대로 수월하게 연기했어요. 전반적으로 신비한 느낌을 주려 했고, 좀 더 강하게 연기했죠. 감독님이 긴 말씀하지 않고 저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기뻤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에도 촬영 내내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았어요.

 

아라 캠피그넌은 스티븐 킹이 쓴 원작에는 없는 인물이다. 마블 코믹스 버전 <다크타워>에만 등장한다. 그럼에도 수현이 연기한 아라 캠피그넌은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 훌륭히 녹아들어 전개의 한 축을 담당한다. 아라 캠프그넌을 통해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원작과는 다른 결을 가진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사진 소니픽쳐스

아라 캠피그넌은 다크타워의 수호자인 롤랜드(이드리스 엘바)의 숙명을 일깨우는 인물입니다. 연기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나요? 

니콜라이 아셀 감독은 제 배역에 대해 “Salt of the Earth(세상의 소금)”라고 했어요. 선하고 지혜롭고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인 거죠. 오로지 감독님을 믿고 소통해가면서 만든 캐릭터입니다. 아라 캠피그넌은 니콜라이 아셀 감독의 재구성을 거쳐 영화 속 중요도가 커졌어요. 감독님이 만들고 키운 인물이기도 해서, 현장에 대사도 많이 바뀌는 편이었어요. 저는 그때마다 유연하게 잘 적응하려고 했죠.

이드리스 엘바와 월터를 연기한 매튜 맥커너히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옆에서 본 그들은 어떤 강점이 있는 배우들이었나요?

두 사람은 정반대의 스타일이에요. 이드리스 엘바는 항상 유머러스하고 수시로 애드리브를 해요. 반면 매튜 맥커너히는 매 순간 그 인물로서 지내려고 하는 편이었어요. 처음 만나자마자 바로 대사와 함께 리허설을 진행했어요.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죠. 그 후에도 여전히 반은 캐릭터, 반 매튜 본인으로서 있더군요. 모든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야 편안하게 “수고했다”라고 인사를 나눴어요. 두 사람과 가까이에서 호흡을 맞춘 건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다른 영화 시나리오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있었나요?

스티븐 킹 소설은 스케일이 엄청나잖아요. 저 역시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시나리오가 어떻게 쓰여질지 궁금했습니다. 읽어보니 방대한 스케일보다는 캐릭터들에 더 집중했더군요. 니콜라이 아셀 감독의 섬세한 표현 덕분이죠.

원작 <다크타워>는 스티븐 킹의 교통사고로 연재 중단되었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재개될 만큼 팬덤이 공고합니다. 아라 캠피그넌은 원작이 아닌 마블의 <다크타워> 코믹스에만 등장하는 인물이어서 영화 합류가 부담스럽진 않았나요?

원작 팬들의 기대가 엄청 크잖아요. 감독님에게도 엄청난 부담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팬들은 언제나 힘을 주는 존재죠. 원작자 스티븐 킹도 영화화 작업을 많이 응원해줬고, 덕분에 큰 힘을 얻었어요.

 

<다크타워> 외에도 영화화되기를 바라는 스티븐 킹의 작품이 있나요?

최근 <다크타워>가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저는 이 이야기가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다 해도 지금처럼 아라 역으로 출연하고 싶어요. 시청 연령이 높아지더라도 원작에 부응하는 강한 호러와 액션의 요소를 가미하면 흥미로울 것 같아요. 물론 기회가 있다면 스티븐 킹의 다른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습니다.

수현이 경험한 할리우드는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이다. 덕분에 그는 이드리스 엘바와 매튜 맥커너히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 무리없이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사진 소니픽쳐스

국내와 해외 활동을 병행하며 한국과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배우로서 느낀 차이점과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촬영을 하고 스태프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건 없어요. 다만 할리우드의 경우 현장에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이는 편이죠. 또한 예산이 큰 영화라면 세트 규모나 촬영 시간이 차이가 나요. 외국 세트는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서 편해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섬세하게 다 챙겨주는 편입니다. 매니저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에요. 또한 주로 평일에 촬영해요. 촬영 시간도 정해져 있고, 급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적어서 좋은 컨디션에서 촬영할 수 있죠.

하지만 외국 생활은 배우가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뭐든 본인이 직접 표현하고 책임져야 하죠. 스태프와 소통할 때 문화 차이를 느낄 때도 많지만, 빨리 적응해야 하죠.

할리우드가 아시아계 배우들을 ‘타입 캐스팅’으로 소모한다는 비판이 높은데 수현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왔습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한국계 생명공학자 헬렌 조, <이퀄스>에서는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연기를 펼쳤고, <다크타워>에서는 예지자 역까지 타입 캐스팅을 돌파하는 필모그래피를 쌓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느꼈던 차별이 있었는지요. 

아시안 배우들이 겪는 다양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타입 캐스트 되는 건 물론, 아시안으로 설정된 역에서도 밀려나거나, 대사도 없는 배역이 주어지기도 해요. 아니면 정말 큰 비중이 있어도 그만큼의 크레디트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저에게 주어진 역들은 타입 캐스트와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한국과 비교해봐도 그렇고요. 지금까지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들 역시 인종을 차별하는 분들이 아니었어요.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아시아인 배우들과 같은 입장이어서 그런지 더 각별해요.  제가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마르코 폴로>(2014)는 아시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스케일이 큰 작품이었는데,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아직도 거기서 만난 배우들과 연락하고 이런저런 이슈들도 공유하곤 합니다. 서로를 응원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나마 변화에 기여하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할리우드에서 수현의 출발점은 한국계 생명공학자 역이었다. 하지만 <이퀄스>에서는 전달력과 영어 발음으로만 승부하는 목소리 연기를 펼쳤고,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서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 롤랜드의 조력자가 됐다. 피부색과 인종에 구애받지 않는 수현의 행보, 할리우드의 아시안 타입 캐스팅 관례를 깨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차기작은 내년 개봉을 앞둔 <신비한 동물사전 2>입니다. 1편의 흥행으로 오디션 경쟁도 치열했을 것 같은데 마법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캐스팅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면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보다 더 철저하고 어려운 오디션이었어요. 과정도 더 길었고요. 또 본인 외에는 대본을 누군가가 봐서도 안되고, 출력하거나 스크린샷을 찍을 수가 없어요. 매 과정마다 “더 잘할 걸” 괴로워하며 기다린 기억이 나네요. 혼자 시작부터 모든 과정을 겪어서인지 더 간절했던 것 같아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내년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도 개봉합니다. 헬렌 조의 재합류 가능성은 없나요?

재합류 여부는 아직까지 알지 못해요.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마블 세계관에는) 헬렌 조의 아들 아마데우스 조에 관한 이야기도 많으니까요. 마블 작품에 또 출연할 기회가 있다면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 이왕이면 다른 아시아인과 더불어 출연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한국인이라면 더욱 좋겠죠?

국내 활동은 국가정보원으로 출연한 <몬스터>(MBC, 2016)가 마지막입니다. 지금까지 상당한 러브콜이 있었을듯한데, 차기작이 한국 영화가 될 가능성은 없나요?

<몬스터> 이후에 몇몇 기회들이 있었는데, 일정이 잘 안 맞았어요. 특히 연초에는 해외 오디션이 많았고요. 하지만 한국에서 좋은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늘 손꼽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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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 짚어주는 <다크타워: 희망의 탑> 관람 포인트

수현이 본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원작의 팬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뿐만 아니라, 스티븐 킹 특유의 방대한 스케일까지 담겼다. 사진 소니픽쳐스

“스티븐 킹 소설 원작을 잘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에요. 매튜 맥커너히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실 수도 있고요. 방대한 스케일에 맞게 시공간의 이동도 많고, 화려한 총격 액션도 즐길 수 있어요. 여기에 소소한 유머와 가족애도 느낄 수 있답니다. 아라 캠피그넌이 속한 신비로운 매니 부족도 주목해주세요.”

글 성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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