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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정상훈 “주연도 좋지만 조연은 더 좋다”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JTBC)와 <로마의 휴일>로 올해 주연 데뷔한 작품만 두 편. 정상훈은 지금의 인기나 주연에 연연하지 않고 좋아하는 연기를 오래도록 하고 싶어 한다.

정상훈이 코미디 <로마의 휴일>로 영화 주연 데뷔했다. 영화에서 임창정, 공형진과 함께 어리바리한 강도 삼총사 중 막내 두만 역을 맡았다. ⓒ 맥스무비 김현지(에이전시 테오)

영화는 16년 전 <화산고>(2001)에서 골뱅이라는 조연 캐릭터로 처음 데뷔했고, <로마의 휴일>은 영화 주연 데뷔작입니다. 임창정, 공형진과 함께 캐스팅됐을 때 어땠나요?

너무 감사했죠. 이덕희 감독에게 ‘저를 왜 뽑으셨어요?’ 물어보니, 감독님이 <덕혜옹주>(2016)에서 연기하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긴 <덕혜옹주> 촬영 때 열심히 하긴 했어요.(웃음)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했잖아요. 그 작품이 연결고리가 돼서 기뻤습니다. 그래도 공형진 선배, 임창정 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삼총사로 주연이라니. ‘내가 이 정도는 아닌데?’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웃음)

최근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JTBC)에서 불륜 남편 안재석 역할로  국민 밉상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연기력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드라마를 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시청자들께 감사드리죠. 드라마에서 저의 캐릭터를 남긴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밉상이든, 진상이든 시청자들에게 별명을 얻은 건 정말 잘한 거 아닌가요?(웃음)  출연이 결정되고 김윤철 감독에게 “진짜 열심히 해서 이 드라마가 흥하면, 길거리 걷다가 돌을 맞는 게 소원입니다”라고 했을 정도로 잘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드라마가 호평 일색이라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드라마가 잘됐으니 같은 시기에 촬영한 <로마의 휴일>도 흥행했으면 좋겠어요.

<운빨로맨스>(MBC, 2015) <질투의 화신>(SBS, 2016)에서 감초 조연으로 출연했는데도, <품위있는 그녀> 촬영을 앞두고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SNL>(tvN) 덕에 워낙 예능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품위있는 그녀>에서 김희선 남편 안재석 역! 갈등 조장에 중추적인 캐릭터인 겁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지?’ 고민하다가 ‘첫 대본 연습 때 보여드리자’고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첫 대본 연습 날, 모든 사람들의 걱정과 근심을 털어드렸죠.(웃음) 딱 보여드리니까 감독님, 작가님 두 분 다 “최고다. 이렇게만 하면 문제없다”고 하시면서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앞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 정상훈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물론 주연 좋죠. 그런데 저는 남들과 조금 다르게 조연 캐릭터도 진짜 좋아합니다. 주인공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이 좋아요.

조연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오래오래 연기하려고요.(웃음). 주연보다 조연으로 배우 생활을 길게 하고 싶습니다. 하하하.(웃음)

정상훈의 원동력은 가족이었다.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 가족이 생기기 전과 후 배우 생활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화했다. ⓒ 맥스무비 김현지(에이전시 테오)

대학로에서는 뮤지컬 배우로도 유명하고 지금도 <SNL>을 통해 무대에서 연기를 펼칩니다. 무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단순해요. 무대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두 시간 정도 호흡을 끊지 않고 연기해야 하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또 연기를 못 하면 객석에서 박수가 아닌 헛기침이 나오고, 그 기운이 쫙 전해집니다. 무대 연기를 통해 현장감을 익히다 보니 관객을 감동시킬 줄 아는 방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그 방법은 진실, 진심이에요. ‘무대 경험을 언제 써먹지?’ 하다가 <SNL>도 만났습니다. 아직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지금은 녹화 방송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매주 <SNL> 무대 위에서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더 보람찬 점도 있을 것 같아요.

<SNL>은 응축된 에너지가 꿈틀꿈틀 거려서 폭발 직전의 핵융합 같은 느낌이 드는 프로그램입니다. 모든 출연자들도 살아 있는 아이디어를 집어 넣어서 생방을 올려요. 300명 관객에게 검증을 받고, 그 다음에는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또 무대로 들어갈 때, 급박한 상황이 매주 벌어지니까 기분이 되게 좋더라고요. 해냈다는 뿌듯함과 헛헛한 마음이 들어서 늘 녹화 끝나고 모두 모여서 술을 한 잔 합니다.(웃음)

대세배우로 불리는 지금, 지난 무명배우 시절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매 순간 열심히 사는 이유가 가족이에요. 가족은 제게 책임감이자 사랑이거든요. 만약 혼자였다면 무명시절의 생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돈이 없어도 아는 형에게 빌붙거나 자유로운 영혼처럼 술도 마시고 “연기란 이런 거야” 하며 연기에 대해 논하는 것도 즐기면서요.(웃음)

아내를 만나고 가족이 생기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에게 가난한 생활을 다시금 겪게 해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뜻대로 안 될 때도 있고 풍파도 많이 겪으며 단단해지다 보니 열심히 살게 됐어요. 또 그 모습이 누군가의 눈빛에 들고 ‘대세’라는 수식어까지 듣게 되는 등 좋은 기운이 여러 가지 나비효과처럼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정상훈이 좋아하는 코미디 드라마

미국 드라마 <오피스>(2005~2013, NBC)는 사무용품회사의 깐깐한 지점장과 부하들의 일상을 그린 시트콤이다.

“미국 시트콤 <오피스>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훌륭한 대본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상상하지도 못할 코미디 연기를 펼칩니다. 특히 스티브 카렐의 순수하고 바보스러운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최고예요, 최고.”

글 채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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