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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전주국제영화제 | 개막작 <우리는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 “사슴 캐스팅의 비밀은…”

18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헝가리 출신의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선정됐다. 이 작품은 2017년 2월 개최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전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일디코 엔예디 감독이 4월 27일(목) 진행된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숨겨진 이야기를 유쾌하게 전했다. 맥스무비 편집부  

4월 27일(목) 18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충직 집행위원장, 일디코 엔예디 감독, 김영진 프로그래머(사진 왼쪽부터)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4월 27일(목)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일디코 엔예디 감독과 전주국제영화제의 이충직 집행위원장, 김영진 프로그래머가 참여한 가운데, 올해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헝가리 출신의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초청받게 되어 기쁘다”고 개막작 선정 소감을 전했다. 또한 “먼 곳에서 온 영화에 관객들이 어떤 감수성을 느낄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함께 느꼈을 지 궁금하다”고 말을 이었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기자회견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헝가리의 벨라 타르 감독 전작전을 개최했고, 기요르기 폴피 감독의 <자유낙타> 제작에 참여하는 등, 헝가리 영화와 인연이 깊다”고 소개하며 개막작에 대해 “굉장히 초현실적인 부분에서 시작해 일상적 삶의 감정을 아주 예민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조심스러운 여자와 권태로운 남자, 사슴의 꿈을 함께 꾸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 스틸

영화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은 전혀 다른 성격의 남녀가 우연히 같은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다. 영어 제목은 <On Body and Soul>.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영화에 대해  “완전히 분리된 사람들이 꿈을 매개로 만나게 된다. 인간이 무의식의 세계에서 연결된다는 칼융의 이론과 유사한 설정이다. 분리되어 있는 세상에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마리아(알렉산드라 보벨리)는 도축장에서 고기 등급을 결정하는 일을 하고, 안드레(게자 모르차니)는 직원들을 관리하는 매니저다. 두 사람은 우연히 매일 밤 사슴이 등장하는 같은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하지만 둘은 모든 것에서 거의 정 반대다. 세상에 나서기를 머뭇거리는 마리아는 어른의 육체에 갇힌 소녀같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경험한 듯 권태로운 남자는 팔에 장애가 있다. 각자의 세계 속에 분리되어 살던 두 사람이 꿈을 나누며, 서로의 영혼과 육체를 공유하길 원하는 과정은 초현실적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영화는 우리가 타인의 ‘몸과 영혼’으로 다가가는 길을 섬세하게 일러준다.

6개월 만에 찾은 여주인공 마리아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에서 주인공 마리아를 연기한 알렉산드라 보벨리. 그는 연극 배우로 엔예키 감독은 “영화의 핵심인 여주인공 캐스팅에 6개월이 걸렸다”고 밝히며 배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 맥스무비 DB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영화의 핵심은 여주인공 마리아”라며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세상에 나가길 머뭇거리는 마리아는 대사가 많지 않고, 표정과 눈빛, 섬세한 감정으로 영화의 주제를 전달하는 인물이다. 엔예디 감독은 “마리아 역의 배우를 찾는데 6개월이 넘게 걸렸다. 경험 많고 훌륭한 배우들을 여럿 만났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마리아에겐 부족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주인공 마리아를 연기한 배우 알렉산드라 보벨리는 연극배우로, 본격적인 영화 출연 경력은 없었지만 감독은 그의 재능을 믿었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알렉산드라는 마리아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르다. 매우 개방적이며 적즉적인 성격인데, 영화에선 전혀 다른 인물을 보여준다. 영화 예고편을 본 알렉산드라의 남자친구가 그녀를 못 알아봤다고 말할 정도였다”라고 극찬하며 “알렉산드라도 전주에 꼭 오고 싶어했는데, 연극 공연 일정과 겹쳐서 올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연기 경험 전무한 유명 출판사 디렉터를 캐스팅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의 남자주인공 안드레 역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유명 출판사 디렉터 게자 모르차니가 맡았다. 그는 비전문 배우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사진 맥스무비 DB

한 편 남자주인공 안드레 역은 지금까지 연기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 배우 게자 모르차니가 연기했다. 엔예디 감독은 안드레에 대해 “안드레는 외롭고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다. 또한 비밀을 숨기고 있다. 이 캐릭터는 아마추어라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주인공 게자 모르차니는 영화에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고, 영화에 출여하고 싶어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그는 헝가리의 유명 출판사의 디렉터”라고 실제 직업을 밝혔다.

게자 모르차니는 1952년 생으로, 헝가리 유명 출판사 마그베토 키아도(Magvető kiadó)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아내 주디트 발로그는 헝가리 배우다.

까다로웠던 사슴 캐스팅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에서 두 사람이 함께 꾸는 꿈에 등장하는 사슴은 매우 중요한 의미다. 감독은 훈련사를 고용해 사슴 연기 디렉션에도 공을 들였다. 사진 맥스무비 DB

두 사람의 꿈에 등장하는 사슴 두 마리는 CG가 아닌 실제 사슴이다. 꿈을 꾸는 남녀를 은유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기도 하다. 엔예디 감독은 사슴을 캐스팅도 매우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암사슴과 숫사슴이 각각 마리아와 안드레를 은유하고, 두 배우의 개성을 표현해야 했다. 하지만 사슴은 탈출을 좋아하고, 사람과 교류가 거의 없는 동물이라서 연기 연출이 어려웠다. 때문에 60년 경력의 동물 훈련사를 고용해 6개월 넘게 훈련하고 영화를 촬영했다”고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사슴과 배우들의 사이에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마리아를 상징하는 영화 속 암사슴은 ‘전문 동물 배우’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베테랑인 반면, 숫사슴은 영화 출연을 해본 적 없는 비전문 배우라는 것. 마리아 역을 전문 배우가, 안드레 역을 비전문 배우가 맡은 것과 같다. 엔예디 감독은 “그렇다보니 영화에서 중요한 표현 장면에서 암사슴의 활약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1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베를린 황금곰상 수상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으로 지난 2월 열린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그가 1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사진 베를린국제영화제

1955년 생인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하루 아침에 나타난 세계 영화계의 스타가 아니다. 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으로 데뷔작은 1989년 <나의 20세기>.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자란 일란성 쌍둥이 도라와 릴리(도로사 세그다)를 주인공으로 20세기 초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화의 속도에 전혀 발맞추지 못하는 여성의 권리, 민족 자결권 등 사회적인 이슈를 코미디 장르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는 이 데뷔작으로 198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에게 수여하는 황금카메라 상을 수상해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판타지와 스릴러 요소가 가미된 그의 두 번째 영화 <매직 헌터>(1994)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역시 판타지 요소가 담긴 네번 째 영화 <마법사 시몬>(1999)으로 그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많은 세계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 받은 바 있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은 그가 <마법사 시몬> 이후 1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오랜 공백 기간이 무색할 만큼 창의적이고도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에 황금곰상 수여하는 데 많은 토론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초현실적인 동시에 지극히 현실적인 감정과 소통,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온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왕성한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

* 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과 함께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전작 <나의 20세기>와 <마법사 시몬>을 상영한다. 

+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을 보고 싶다면

4월 29일(토) 20:00 | CGV 전주고사 1관 | GV

5월 4일(목) 17:00 | CGV 전주 고사 1관 | GV

 

+ <나의 20세기>를 보고 싶다면

4월 29일(토) 11:30 | 메가박스 전주(객사) 

5월 2일(화) 19:30 | CGV 전주고사 4관  |  GV

5월 4일(목) 14:00 | CGV 전주고사 5관 

 

+ <마법사 시몬>을 보고 싶다면

5월 1일(월) 20:00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5월 5일(금) 14:00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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