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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 보자마자 리뷰 | 차별 따윈 그들을 막을 순 없다

1960년대 미국은 빠르게 변화했다. 인간이 우주로 쏘아올려지고, 사람이 일일히 손으로 계산하던 수식은 기계가 대신하는 세상을 맞았지만,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 것도 있었다. 특히 깊숙이 뿌리박혀 있던 인종과 성차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3월 23일(목) 개봉하는 <히든 피겨스>는 대기권을 뚫고 나간 미국의 첫 유인우주선처럼, 차별의 벽을 뚫고 새로운 ‘룰’을 만든 세 흑인 여성의 이야기다. 맥스무비 편집부

<히든 피겨스>는 온갖 차별이 존재하던 1960년대 미국 사회를 보여주며, 그 시대를 여성으로, NASA의 전문가로 살아 간 세 흑인 여성의 위대함을 이야기한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인종과 성을 넘어선 ‘사람’ 이야기

나사(NASA)의 역사를 바꾼 세 흑인 여성들의 실화를 다룬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인종에 따라 건물 출입구가 달랐고, 버스 좌석도 구분했다. 휴게실은 물론 화장실도 ‘유색인종’ 용을 구분했다. 직장에선 커피포트까지 백인과 ‘유색인종’ 전용 포트가 나뉘어 있었다. 영화는 1960년대의 인종과 성 차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선입견과 차별에 맞선 삶을 자연스레 공감하게 만든다.

주인공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은 어린 시절부터 수학자로서 천재성을 드러냈지만,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NASA의 ‘전산원’이 되어, 볼일이 급할 땐 사무실로부터 800m 떨어진 ‘유색인종’ 화장실로 뛰어가야 한다. NASA에서 십년 넘게 근무한 ‘전산원’의 매니저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은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퍼바이저’ 승진에 매번 탈락한다. 뛰어난 엔지니어의 자질을 갖췄지만 메리 잭슨(자넬 모네) 역시 흑인 여성이라서 엔지니어 직무에 지원조차 할 수 없다.

그 시대에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당연함’이었다. 모든 주요 직급은 백인 남성이 도맡아하고, 그나마 존중받은 몇몇 여성들은 모두 백인인 게 당연했다. 하지만 세 흑인 여성은 당당하게 그것이 “차별”이라고 말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바로 변화다. ‘히든 피겨스’라는 제목처럼, 세 여성은 NASA의 숨겨진 인물들이었지만,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 결국 역사의 한 획을 긋는다.

그녀들의 눈물과 아픔 그리고 용기가 5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짜릿한 한방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차별과  할의 한계를 부수는 통쾌한 영화 한 편이 나왔다. 과거의 이야기지만 현재에 꼭 필요한 영화. 이인국

배우들의 연기, 퍼렐 윌리엄스와 한스 짐머의 음악. <히든 피겨스>는 이 두 개만으로도 봐야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연기와 음악의 찰떡 하모니

올해 미국배우조합상 캐스팅상을 괜히 받은 게 아니다.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의 호흡은 찰떡궁합. 인종 차별에 성차별까지 더해져 NASA의 ‘숨은 인재’ 세 여성을 지치고 힘들게 하지만, 그들은 결코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다. 온갖 차별에 맞선 세 여성의 실화이니 너무 진지하고 무겁지 않을까 걱정했다면, 걱정을 붙들어 매는 게 좋겠다. 호흡이 척척 맞는 세 배우가 펼치는 만담같은 대화, 숨길 수 없는 ‘흥’에 함께 웃게 된다. 여기에 케빈 코스트너, 짐 파슨스 그리고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마허샬라 알리가 출동해 세 여성 주인공을 한껏 돋보이게 한다.

연기의 하모니 못지않게 퍼렐 윌리엄스와 한스 짐머가 함께한 음악은 올해 최고의 OST라 불러도 손색없다. 신나는 장면에서는 퍼렐 윌리엄스가 1960년대 재즈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풍의 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진지한 장면에서는 한스 짐머의 장엄한 오케스트라가 영화의 무게 중심을 잡는데 한몫한다.

또한 주연 메리 잭슨 역을 기막히게 연기한 배우 겸 뮤지션 자넬 모네는 물론, 메리 J. 블라이즈, 알리시아 키스 등 대표 흑인 팝 아티스트들의 목소리가 더해져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연기와 어우러지는 음악에 엉덩이가 들썩이고, 손가락을 까딱이며 리듬을 타게된다. <히든 피겨스>는 메시지와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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